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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은 내리면서 연탄은 올려”…복지단체 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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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은 내리면서 연탄은 올려”…복지단체 화났다

입력
2018.12.3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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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년간 50% 인상” 1인 시위 돌입

경기침체로 기부도 줄어 연탄 창고 ‘바닥’

허기복 연탄은행전국협의회장이 31일 서울 청와대 앞에서 연탄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협의회는 앞으로 한 달간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제공
허기복 연탄은행전국협의회장이 31일 서울 청와대 앞에서 연탄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협의회는 앞으로 한 달간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제공

원주 밥상공동체연탄은행을 비롯한 전국 복지단체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정부가 현장의 의견 수렴 없이 기습적으로 연탄 값을 올렸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경기침체로 기부마저 현저히 줄어 저소득층의 겨울나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전국 31개 연탄은행으로 이뤄진 연탄은행 전국협의회는 31일 오전 10시부터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이들은 앞으로 한 달간 ‘연탄이 금탄이 되고 있어요. 막아주세요’를 주제로 릴레이 시위를 이어간다.

산업부는 앞서 11월 23일 연탄 소비자 가격을 장당 660원에서 765원으로 19.6% 올렸다. 연탄 값은 최근 3년간 장당 300원이 올라 소비자가격은 800원대에 진입했다.

“정부가 연탄 값을 3년간 50.8% 올리면서도 휘발류 등 다른 연료의 유류세를 인하하는 이중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게 복지단체의 하소연이다.

이날 1인 시위에 나선 허기복 연탄은행전국협의회장은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사는 저소득층이 아직 많음에도 정부는 단 한차례 의견수렴이나 공청회도 없이 생존 에너지 가격을 인상했다”며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거리로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허 대표는 이어 “배달료가 추가되는 달동네와 농어촌 산간벽지는 연탄 값이 장당 최대 1,000원까지 치솟아 저소득층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탄은행전국협의회는 릴레이 1인 시위가 끝난 뒤 연탄가격 인상 철회 운동을 통해 받은 5만명 서명부를 청와대에 전달할 계획이다.

앞서 이 단체는 지난 13일에는 청와대 게시판에 연탄 가격 인상 철회를 요청하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달동네인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104마을 어르신들도 “가격 인상만은 안 된다”는 손편지를 연탄은행에 보내왔다.

전국 시군의회도 연탄가격 인상 철회 운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강원 원주시의회가 지난 19일 결의안을 채택한 데 이어, 경기 연천군의회와 전북 완주군 의회도 결의안을 상정했다. 원주시의회는 “정부의 연탄가격 인상 배경이 공기업 부채 줄이기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돈 100원이 적다고 할 수는 있으나 연탄을 사용하는 가구 대부분이 저소득층 이어서 비록 소폭의 가격인상이라도 큰 부담을 안게 된다”고 강조했다.

전북 전주시 의회 등도 조만간 동참하는 등 전국적으로 연탄가격 인상에 대한 반대 기류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연탄은행 전국협의회는 이날 대안으로 가격 이원제 도입을 제안했다. 저소득층의 어려움을 감안해 난방용과 산업ㆍ영업용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자는 것이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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