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세밑 한파가 27일부터 나흘째 이어지면서 전국 곳곳에서 한랭질환자가 속출했다. 한파와 함께 건조한 날씨도 지속돼 화재도 잇따랐다.
30일 질병관리본부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지난 28일 오후 9시 33분쯤 충남 부여군 부여읍 한 수로에서 A(62)씨가 저체온증으로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이날 오후 9시 26분쯤 “남편이 오후 6시 1분쯤 통화한 뒤 연락이 끊겼다”는 A씨 부인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가 신고를 접수한지 약 7분만에 발견했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전날 오전 3시 30분쯤에는 충남 서산시 석림동 한 아파트 3층 계단에서 B(58)씨가 저체온증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날 숨졌다.
저체온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속출했다. 28일 오전 10시 인천의료원 응급실을 찾은 C(76)씨는 저체온증을 호소했고 치료를 받은 뒤 지병인 심혈관 질환 치료를 위해 경기 부천시 세종병원으로 이송됐다. 전날 오전 10시에도 D(70)씨가 저체온증으로 입원했다가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이달 1일부터 28일까지 전국 517개 응급실에서 한랭질환자 진료 현황을 집계한 결과 저체온증, 동상, 동창 등 한랭질환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모두 136명이었다. 이중 8명이 사망했다. 지역별로 보면 전남이 3명으로 가장 많았고 충북 2명, 대전ㆍ충남ㆍ경북이 각각 1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 집계에는 A씨가 포함되지 않은 걸 감안하면 총 사망자는 9명에 이른다.
수도계량기 동파도 기승을 부렸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수도계량기 1,164개와 수도관 20개가 얼어터졌다.
30일 오전 11시 48분쯤 건조특보가 일주일째 발효 중인 부산 사하구 하단동 신축 중인 오피스텔 18층에서 불이 나 주민 20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전국에서 화재도 잇따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한파는 31일 낮부터 서울 0도, 춘천 2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영상권을 회복하면서 잠시 누그러질 전망이다. 하지만 새해 첫날인 1일 낮에는 바람이 다소 강하게 불면서 전날보다 기온이 조금 떨어지겠다.
31일 저녁에는 전국이 대체로 맑아 제주도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해가 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일 아침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구름 사이로 해가 뜨는 모습을 볼 수 있으나 제주도는 대체로 흐려 해돋이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는 31일 오후 5시23분에 해가 지고, 1월 1일 오전 7시47분쯤 해가 뜰 것으로 전망됐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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