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불참한 한국당 김성태 등 4명
베트남서 일정 취소하고 돌아와
일본 출장길 민주당 의원들도 귀국
국회 본회의에 불참하고 외유성 의혹을 받는 해외 출장을 떠난 국회 운영위 소속 의원들의 처신이 논란이다.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일정을 앞당겨 급거 귀국하면서, 외유성 출장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장 ‘외유 논란’의 중심에 선 김성태 한국당 전 원내대표가 기존 일정을 취소하고 지난 29일 오후 6시쯤 홀로 귀국했다. 예정보다 하루 이른 귀국이다. 김 전 원내대표는 30일 “본회의 일정을 감안해서 약속을 잡은 것인데 베트남 측과의 사전 약속을 우리 마음대로 미룰 수 없어 부득이 출장을 떠났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직전 야당 원내사령탑까지 외유성 출장을 위해 본연의 업무인 법안 처리 의무를 져버린 것으로 확인되자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김 전 원내대표와 함께 출장을 떠났던 곽상도ㆍ신보라ㆍ장석춘 한국당 의원도 이날 모두 귀국했다. 이들은 베트남 교류협력 강화와 다낭 무역관 개소식 참석, 교민 애로사항 청취 등을 이유로 30일까지 3박 4일간 다낭 일정을 예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6시쯤 귀국한 세 의원은 “잘못된 판단을 해서 국민께 송구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김 전 원내대표를 포함해 운영위 소속이었던 한국당 의원들은 국회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일명 김용균법 및 유치원 3법 등으로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 휴양지로 꼽히는 베트남 다낭으로 출장 길에 올라 빈축을 샀다. 특히 신 의원은 김용균법을 다루는 환경노동위 소속 의원, 곽 의원은 유치원 3법을 다루는 교육위 의원이라는 점에서 더욱 여론의 질타가 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본회의 다음날이긴 하지만 지난 28일 일본 출장길에 올랐던 운영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역시 온천 체험과 관광 일정을 모두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 오사카와 고베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운영위 소속인 이들은 한국당발 외유성 출장 논란이 일자 부랴부랴 지난 29일 예정됐던 아리마 온천 체험과 오사카성 관람 일정을 취소했다. 당초 이들은 오사카 지역 기업 및 교민 면담 등을 통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고베 지역 내 방재센터 면담 등 지진 관련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일본 출장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출장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서영교 수석부대표는 이번 일정에서 빠졌다. 외유성 출장 논란이 확산되자 여론의 비난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편 이와 관련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원내대표단, 예결위원장과 간사단, 각 상임위의 불필요한 외유를 폐지하자”고 제안했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과거의 관행이었다지만 특활비도 폐지하고 필요 경비는 당당하게 예산을 편성해서 투명하게 사용해야 한다”면서 “해외 출장도 관행을 따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욕 덜 먹는 국회의원이 되자고 의원님들께 호소한다”며 “국민도 물의를 일으킨 의원을 기억했다가 투표하지 않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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