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모터스가 최근 8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한 308 GT EAT8을 출시했다.
기존의 푸조 308 GT와 비교했을 때 EAT8 변속기를 탑재한 것 외에는 특별한 변화점이 없지만, 주행 성능에 있어 변속기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에 그 변화의 정도를 보다 상세하게 살펴보고 싶었다.
이에 12월의 추운 바람을 가르고, 강원도를 향해 달렸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국내에서 가장 입체적이고 다이내믹한 레이아웃을 보유하고 있는 ‘인제스피디움’에 도착했다. 능숙하게 주행권을 구매하고 주행 준비를 마쳤다.
과연 8단 변속기로 무장한 푸조 308 GT EAT8는 어떤 매력을 선보일까?
달라진 모습을 찾기 힘든 푸조 308 GT EAT8
푸조 308 GT EAT8라고는 하지만 사실 기존의 푸조 308 GT와 시각적인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전면 범퍼 하단에 센서 패널이 새롭게 추가된 것 외에는 외형적인 부분에서 변화점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
어쨌든 푸조 308 GT EAT8는 마치 달리기 위해 웅크리고 있는 고양이처럼 날렵한 모습이다. 날카롭게 다듬어진 헤드라이트와 곡선으로 그려진 날렵한 실루엣, 그리고 시그니처 디자인이라 할 수 있는 독특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까지 제법 세련된 모습이다.
하지만 예전에도 그랬던 거처럼 GT라는 타이틀을 붙인 만큼 조금 더 특별한 디자인 요소가 더해졌으며 한다.
최신의 요소를 더한 공간
개인적으로 푸조 308 GT의 실내가 마음에 든다.
그도 그럴 것이 대시보드도 심플하게 다듬어졌고, 이후 데뷔하는 푸조의 인테리어 디자인 기조인 i-콕핏의 주임이 되는 디자인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독특한 스타일의 헤드 업 클러스터와 컴팩트한 스티어링 휠, 그리고 가죽과 직물을 절묘하게 조합한 구성 등이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참고로 308 GT EAT8은 새롭게 적용된 EAT8 덕분에 새로운 디자인의 기어 시프트 레버를 적용했다. 디자인은 푸조 3008에 처음 적용되어 신형 푸조에 모두 적용되고 있는 디자인의 기어 시프트 레버다. 이와 함께 드라이빙 모드 셀렉터도 새롭게 다듬어져 눈길을 끈다.
인제스피디움과 합을 맞추는 블루HDi 디젤 엔진
푸조 308 GT는 원래부터 달리기의 재미가 큰 차량이다. 그리고 이러한 강점은 ‘리드미컬한 드라이빙’이 중요한 인제스피디움과 궁합이 좋다. 실제 푸조 308 GT EAT8은 인제스피디움의 레이아웃에서 달리는 즐거움을 더욱 선보였다.
솔직히 말해 177마력과 40.8kg.m의 토크는 아주 강렬한 건 아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컴팩트한 308 GT EAT8를 다루기엔 부족함이 없다. 정지 상태부터 고속 영역까지 꾸준히 밀어주며 제 몫을 다한다. 게다가 여느 디젤과 달리 ‘가속 후의 느낌’도 좋다.
실제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을 때의 느낌도 느낌이지만 가속을 충분히 한 후 제동을 위해 엑셀레이터 페달을 떼는 순간에 느껴지는 그 질감도 상당히 매력적이라 어떤 상황에서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EAT8도 제 몫을 다한다. 기본적인 변속 속도도 만족스럽고, 변속 시의 기계적인 체결감이 제법 매력적이었다. 물론 토크 컨버터 타입이라 다운 시프트는 조금 조심스러운 편인데, 가용 RPM 구간이 낮은 디젤 엔진이라 큰 아쉬움은 없었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패들시프트를 조금 더 견고한 스타일로 제작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참고로 센터터널의 드라이빙 모드 셀렉터를 눌러 스포츠 모드를 활성화시키면 독특한 변화가 더해진다. 스포츠 모드는 계기판을 붉게 물들이며 조금 더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데 특히 풍부한 사운드, 마치 V8 엔진을 회전시키고 있는 듯한 청각적인 자극에 더욱 기분 좋은 드라이빙을 이어갈 수 있다.
푸조, 경쾌한 움직임을 선사하다
푸조 308 GT EAT8, 그리고 푸조의 많은 차량들은 서스펜션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차량이다.
흔히 대중들은 단단한 서스펜션 셋업만이 수준 높은 드라이빙을 보장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글로벌 단위의 수준 높은 모터스포츠 무대는 물론이고 최근 데뷔한 고성능 차량 및 레이스카들은 제법 소프트한 감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고 푸조 308 GT EAT8 역시 그러한 기조를 잘 따르며 부드러운 서스펜션 셋업으로 서킷을 질주한다.
이러한 셋업에 대한 의문은 필요없다. 푸조는 WRC와 모터스포츠에서 얻은 경험으로 넘쳐나는 브랜드다. 스포츠 모드가 활성화되더라도 여느 차량들보다 부드럽고 또 가볍게 반응하는 셋업으로 주행을 완성한다. 그러면서도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최대한 다듬으며 차체가 순간적으로 비틀리거나 투박한 충격을 느끼지 못하도록 다듬어 내 주행의 신뢰도는 한껏 높인다.
이와 함께 컴팩트한 스티어링 휠과 경쾌한 전륜은 연속된 코너에서도 날렵한 모습을 연출한다. 컴팩트하고 빠른 반응 덕에 운전자는 '리드미컬한 드라이빙'이 무엇인지 확실히 느끼게 된다. 게다가 이러한 조향에 맞춰 차량이 코너 상황에 따라 무게 중심을 부드럽고경쾌하게 옮겨가니 그 재미는 정말 뛰어나다. 이런 주행이 계속되면 될수록 드라이버는 조금 더 '자신감 넘치는 주행'이 가능해진다.
이와 함께 제동력에 대한 만족감도 높다. 푸조 308 GT EAT8는 이전의 308 GT와 같이 제동력 분배는 페달 조작 초반에 상당히 큰 비중이 몰려 있는 편이다.
하지만 이러한 셋업이 드라이빙에 방해가 되는 게 아니다. 부드러운 서스펜션과 함께 코너 진입 전, 차량의 무게 중심을 효과적이고 빠르게 옮길 수 있다. 이러한 제동력은 서킷을 달리는 시간 동안 상당히 꾸준히 유지되었다. 가솔린 고성능 사양인 GTi가 아닌 GT에서 이정도의 내구성을 갖췄으니 ‘푸조의 모터스포츠’ 에 다시 한번 찬사를 보낸다.
EAT8와 바꾼 것들
푸조 308 GT EAT8은 기존의 푸조 308 GT에서 아쉬움이라 할 수 있던 다단화되지 못한 변속기를 대대적으로 개선했고, 그 변속기 자체의 만족감도 정말 우수하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적인 개선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 속에서도 아쉬운 부분은 있다.
바로 시트 포지션에 대한 부분이다. 사실 푸조 308 GT는 기존의 308 대비 차량이 짧아지면서 시트 포지션이 다소 서 있는 듯한 모습으로 변경되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시트 포지션이 다소 높고, 또 그 드라이빙 포지션도 다소 서 있는 듯한 기분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308 GT EAT8는 어느 정도인지 확인은 못했지만, 기존 308 GT대비 시트 포지션이 높아지며 드라이빙 포지션이 조금 더 불편해진 것이다.
이 부분은 부디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이다.
푸조 30 GT는 즐겁다
기존의 차량들과 달리 부드럽고 여유로운 하체의 조합과 컴팩트한 조향 감각을 기반으로 하는 경쾌한 재미로 서킷을 달리고 또 즐길 수 있었다.
게다가 이러한 드라이빙 속에서 운전자가 조금 더 성장하고, 또 운전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갖을 수 있도록 만드는 차량이다. 좋은 드라이빙에 대한 답이 하나가 아니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달리는 즐거운을 알려주는 푸조 308 GT EAT8는 좋은 드라이빙을 선사하는 차량이 아닐까?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취재협조: 인제스피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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