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감사위원회가 각종 비위 의혹이 불거진 이치형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본보 12월 6일자 14면 보도)에 대한 해임 건의를 시에 요구하기로 했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감사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서울디지털재단의 부적정한 업무 처리 의혹 등과 관련해 이 이사장과 A 본부장을 비롯한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기로 의결했다. 이사장에 대해서는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고, 각종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이유로 시에 해임 건의를 요구하기로 했다.
감사위는 앞서 언론 보도, 공익제보, 시의회 행정사무 감사에서 재단 관련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자 이달 5∼24일 집중 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가족동반 해외 출장, 회계질서 문란, 부당한 업무처리, 채용절차 위반 등 그 동안 제기된 의혹의 상당 부분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감사위는 전했다.
구체적으로 재단은 회의록을 허위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회의 운영비를 회식비용으로 사용했고, 간부가 직원을 시켜 허위로 자신의 초과근무를 등록하도록 지시하거나 직원끼리 서로 대리 등록하는 방법으로 초과근무 수당을 부당하게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작년 추석을 앞두고 근무시간 중 재단 옥상에서 음주를 동반한 간담회를 개최하고, 일부 비용을 소모품 구매비 명목으로 집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사장의 제안으로 재단 직원들이 업무시간 이후 야구관람을 하면서 일부 비용을 예산으로 부당하게 처리한 사실도 적발됐다.
또한 이사장과 일부 간부는 관용차량을 주말 등에 개인차량처럼 사적으로 사용했다.
감사위는 재단이 내부직원 특별승진 및 직원 공개 채용 시 채용절차를 위반한 사실도 확인했다. 감사위는 이 이사장과 A 본부장의 비위가 중대하다고 보고 사문서위조, 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할 예정이다. 부당 이득은 전액 환수할 방침이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또 다른 간부의 성희롱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로 확인될 경우 엄중한 조처를 하기로 했다.
감사위는 이 이사장에 대한 해임건의 요구를 시 주관부서인 디지털창업과에 통보할 예정이다. 이후 디지털창업과가 서울시 공기업과에 해임 건의를 하면 출자·출연기관운영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해임이 이뤄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디지털재단의 근본적인 문제는 재단 조직의 전체적인 기강 해이에 있었다"며 "앞으로 다른 투자 출연기관에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재 시 산하 투자출연기관의 관리강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김청환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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