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집에 장애인 있어요”…불길 뛰어든 경찰관
화염 속으로 몸 던져 20대 장애우 구해내
강원 태백시 화재현장에서 경찰관들이 화염 속을 뛰어들어 화재현장을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한 지적 장애인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태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3시25분쯤 태백시 장성동의 한 노후주택에서 전열기구 과열로 의심되는 불이 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장성파출소 소속 노희태 경위와 염승연 경장은 인근 주민들을 대피 시키던 중 “불이 난 집안에 지적 장애인이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에 두 사람은 불길과 희뿌연 유독가스가 번지고 있던 집 안으로 뛰어 들었다. “주민이 위험에 처했다는 말에 몸이 저절로 반응한 것”이었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당시 집안에는 정신지체 장애인 A(27)씨가 쪼그린 채 공포에 떨고 있었다. 노 경위와 염 경장은 A씨를 안심시킨 뒤 서둘러 집 밖으로 빠져 나와 소중한 목숨을 구했다. A씨는 곧장 대기하던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화재현장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바람이 강했다. 불길이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주택을 집어 삼키고 있었다. 시야도 채 1m가 확보되지 않았고 유독가스가 더 퍼질 경우 주택에 갇힌 장애인의 목숨이 위험할 지도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주민들은 “유독가스와 화염으로 숨쉬기도 힘든 상황이지만 두 경찰관이 기꺼이 몸을 던져 소중한 생명을 구해냈다”며 박수를 보냈다.
특히 노 경위는 지난 2016년 3월 태백 두문동재 터널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옥내 소화전 및 소화기를 통해 신속히 화재를 진압한 데 이어, 이번에 장애우를 구하는 활약상을 보였다.
노 경위 등은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위험한 순간이었다”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많은 관심을 받았다”며 겸손해했다.
태백=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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