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량 대부분 책임지는 폭스콘, 인도 타밀나두에 공장 확장
애플이 이르면 내년부터 최신형 아이폰을 인도에서 조립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상호 고율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를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이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대만의 스마트폰 위탁생산업체 폭스콘을 통해 이르면 2019년부터 인도에서 아이폰을 조립한다고 보도했다. 인도에서 조립할 모델은 아이폰X 시리즈와 같은 최고가 모델로, 이번 생산기지 이전으로 애플의 인도 내 사업이 ‘새로운 수준’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인도 내 생산기지는 남부 타밀나두주로 알려졌다. MC 삼파스 타밀나두주 공업부 장관은 로이터통신에 이미 인도에서 샤오미 휴대전화기를 만들고 있는 폭스콘이 아이폰 생산시설을 포함해 공장을 확장하는 데 250억루피(약 4,000억원)를 투자해 최대 일자리 2만5,000개를 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계획과 관련해 애플과 폭스콘 측은 확인을 거부했다.
물론 애플이 인도에서 아이폰을 처음으로 제조하는 것은 아니다. SE나 6S 등 저가 아이폰 모델을 벵가룰루에 있는 위탁생산업체 위스트론의 사업장에서 조립해 왔다. 인도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의 절반 이상이 8S 이전 모델이다. 이 통신은 현재 중국에 있는 폭스콘의 공장을 옮기는 것인지, 인도공장에서의 작업이 단순조립인지 부품생산까지 포함되는 것인지는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이번 조치는 미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의 리스크를 피하려는 전략이라는 관측이 대다수다. 폭스콘은 애플과의 계약을 통해 중국에서 아이폰을 조립하는 까닭에 미중 통상갈등 악화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애플은 아이폰을 디자인해 중국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전 세계에 판매하는데, 폭스콘이 조립량의 대부분을 책임진다. ‘관세맨’을 자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중국에 폭탄 관세를 부과할 수 있기 때문에 애플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중국 대신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면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수도 있다. 쉬운 해법을 생각해 보라”며 애플을 압박한 바 있다. 시장전문분석업체인 인터내셔널데이터코퍼레이션의 연구책임자 나브켄다르 싱은 “폭스콘의 이전을 통해 아이폰 생산기지를 확장하는 애플의 전략은 미국의 통상정책변동에 따른 위험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달 베트남 언론은 폭스콘이 베트남에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애플은 미중무역전쟁의 후폭풍을 피하기 위해 중국 이외 국가에 생산기지를 두는 대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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