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어떤 이의 꿈’과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으로 사랑받은 록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드러머 전태관이 27일 별세했다. 향년 56세.
같은 밴드에서 활동한 김종진은 28일 “전태관이 오랜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전태관은 2012년 신장암 수술을 받았다. 이후 암세포가 뇌와 척추 등으로 전이돼 2014년엔 밴드 활동도 중단했다. 전태관은 서울의 한 요양원에서 투병해오다 27일 끝내 숨을 거뒀다.
전태관은 1986년 고 김현식의 백밴드인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 드러머로 음악 인생을 출발했다. 조용필의 위대한 탄생에서 객원 연주자로도 활동한 그는 1988년 봄여름가을겨울로 데뷔했다. 전태관은 ‘어떤 이의 꿈’ 등이 실린 1집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로 국내 퓨전 재즈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2002년엔 노래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내 삶을 예찬하며 외환위기로 실의에 빠진 국민을 위로하기도 했다.
전태관은 탄탄한 연주 실력뿐 아니라 부드러운 인품으로 음악계에서 신망이 두터웠다. 윤종신을 비롯해 장기하 등 동료 및 후배 음악인들은 김종진이 최근 진행한 프로젝트인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에 동참하기도 했다. 투병 중인 전태관을 돕고 밴드의 30년을 기념하는 봄여름가을겨울 리메이크 음반 제작 참여였다.
전태관이 세상을 떠나자 음악인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고인의 넋을 기렸다. 윤종신은 “아프지 않은 곳에서 편히 쉬셔요 형. 감사했습니다”라고 추모했다. 선우정아는 “얼마 전 선배님의 따뜻한 곡들을 다시금 듣고 재해석해보는 경험을 했기에 더욱 안타까운 마음입니다”이라고, 어반자카파의 조현아는 “어린 시절 가수의 길 앞에 선 제게 올바른 방향의 지침이 되어주셨던, 늘 귀감이 되어주셨던 분”이라며 각각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종진은 “전태관이 이제 천국의 자리에도 위로와 기쁨을 나눠주기 위해 세상을 떠났다”며 “그는 여기에 없으나 그가 남긴 음악과 기억은 우리에게 오래도록 위로를 줄 것”이라고 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31일 오전 9시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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