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캐슬’ 염정아의 비밀이 드러난 이후, 캐슬 주민들의 각기 다른 반응이 눈길을 끈다.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에서 주민총회에서 이수임(이태란)의 실수로 인해 밝혀진 한서진(염정아)의 과거, 도축장 옆에서 선지를 팔던 술주정뱅이 아버지와 “곽미향”이라는 본명까지 모두 밝혀졌다.
이러한 서진의 비밀을 알게 된 캐슬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혹은 간접적으로 보여준 반응들이 타인의 약점과 마주한 다양한 인간들의 면면을 드러냈다.
먼저, 서진의 비밀을 일찌감치 알고 있던 남편 강준상(정준호)은 주민총회가 끝나자마자 서진의 간절한 눈빛을 외면한 채, 그 자리를 가장 먼저 박차고 나왔다.
“가뜩이나 입방아 찧어댈 사람들 호기심에 당신이 불을 지펴버린 거죠. 들켰을 때도 손발 척척, 적어도 사람들 앞에선 나를 도왔어야죠”라는 서진의 말엔 대꾸하지 못하면서도, 자신이 견제하는 황치영(최원영)의 반응을 살피느라 신경을 곤두세웠다. 서진의 과거를 가장 부끄러워하고 감추는데 일조해온 사람이 바로 준상이었기 때문이다.
딸 강예서(김혜윤)까지 알게 되자 그저 혀를 차는 준상과 달리 서진의 약점에 누구보다 통쾌한 웃음을 터트린 사람은 노승혜(윤세아)의 남편 차민혁(김병철)이었다.
평소 서진과 준상 집안에 열등감을 가졌던 민혁은 쌍둥이 아들 앞에서 “외할아버지가 육참 총장에 국회의원까지 지내신 분인 거 알지, 너네들도 자부심을 가져. 프라이드를 가지라고”라며 확연히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유전자를 강조하던 서진이 자신과 별 다를 것 없는 집안이라는 걸 알자마자 뒤에서 가장 노골적으로 비웃었다. 반면, “난 예서 엄마가 안쓰러워요. 애 성적에 그렇게 올인 하는 것도 이제 좀 이해가 되고”라는 승혜만이 유일하게 서진의 상황을 안타깝게 여겼다.
자신을 감쪽같이 속인 서진에 대한 배신감까지 느꼈던 진진희(오나라)는 여전히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자신을 무시하는 서진에게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더니. 믿을 사람 하나 없네”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짜증을 내는 진희에게 남편 우양우(조재윤)는 “예서 엄마가 천출이던 아니던 간에 내가 모시는 과장 사모님이란 사실이 중요한 거야”라며 서진과 잘 지내라고 말했다.
양우에게도 서진의 거짓말은 우습고, 심지어 ‘천출’ 집안이라는 표현까지 썼지만, 현재 서진의 입지를 생각했다. 그 와중에도 인맥 줄타기를 놓지 않는 양우의 모습은 욕망으로 가득 찬 캐슬 내에서 가장 현실적인 반응이었다.
그 뿐만 아니라, 수임의 소설을 저지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던 다른 주민들의 관심도 서진의 비밀이 밝혀지자 곧장 그녀에게 쏠렸다. 마주치는 곳곳에서 수군거리기 시작했고, 당당한 서진의 태도를 비웃기도 했다.
거짓말로 자신을 포장하면서 ‘캐슬퀸’의 자리를 지켜온 서진의 약점이 밝혀지는 순간, 캐슬 주민들의 양면성도 함께 드러나고 말았다. 이제 서진이 흔들린 자신의 입지를 어떻게 되돌려놓을지, 그녀의 이야기에 귀추가 주목된다.
‘SKY 캐슬’은 매주 금, 토 오후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김한나 기자 gkssk124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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