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정치 재개를 선언하며 첫 브랜드로 내놓은 유튜브 채널 ‘홍카콜라TV’가 신바람을 내고 있다. 18일 첫 방송부터 남북 정상회담 대가설 등 특유의 ‘아무말 대잔치’(본인은 ‘옳은말 대잔치’ 주장)로 존재감을 알리더니 6일 만에 구독자가 10만명을 넘고 방문자는 200만명에 달했다. 유튜브 채널을 달구는 숱한 우파 논객을 압도하는 기세다. 구독자 100만명을 목표로 거짓과의 싸움을 벌인다는 그는 어제 자신의 또 다른 프로젝트인 ‘프리덤코리아포럼’을 발족했다. 보수의 진지로 삼아 진보에 대항하는 이념전을 펴겠다는 뜻이다.
□ 비슷한 시기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어용지식인’으로 돌아오겠다고 선언했다. ‘근거 없는 노 대통령 비방’을 방치할 수 없어서란다. 두 달 전 정치토크쇼 출연마저 마다하며 정치와의 단절을 선언했던 그는 우선 재단 명의의 팟캐스트를 시작하고 이어 요즘 대세인 유튜브도 ‘정복’해 보겠다고 했다. “최근 국민 관심이 큰 국가정책과 이슈에 대한 보도를 보면 갑갑함을 넘어 반지성주의라고 할 정도로 혹세무민 보도가 넘쳐난다”는 그의 개탄엔 결의까지 느껴진다.
□ ‘진보 논객 유시민’의 등장은 ‘보수 투사 홍준표’의 복귀와 떼어서 생각하기 힘들다. 유시민의 팬덤은 익히 아는 바지만 홍준표의 팬덤도 장난이 아니다. 묘하게도 5년 터울인 두 사람은 ‘거짓뉴스와의 전쟁’만 강조할 뿐 정치적 야심은 극구 부인한다. 유시민은 자신이 사외이사로 있는 B양조 주가의 이상 급등을 ‘사기’라고 했고, 홍준표는 500여명에 이르는 포럼 발기인에서 정치인을 배제했다. 하지만 유시민은 이미 이낙연 총리와 경쟁하는 차기 후보 반열에 올랐고, 홍준표는 자유한국당 당권을 가름하는 주요 변수로 자리매김했다.
□ 내리막길로 치닫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마침내 대선 득표율(41.1%) 수준인 43.8%로 떨어지고 부정평가가 50%를 넘어 51.6%로 치솟았다는 여론조사(리얼미터)가 나왔다. 김태우 폭로 파문, 김정호 갑질 논란에 최저임금 갈등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홍준표는 자신이 다시 나서길 바라는 여론을 확인했다고 주장할 것이고, 유시민은 노무현을 두 번 죽이지 않기 위해 나서야 한다는 책임을 벼렸을 것이다. 두 사람 모두 무엇이 진실이고 누가 가짜인지 가리자고 공언했으니 솔직하고 예의 있게 맞짱토론을 벌이면 의외의 답이 나올지 모른다.
이유식 논설고문 jtino57@hankookilbo.com
※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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