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병사 외박 시 이동 가능한 지역을 제한하는 이른바 ‘위수(衛戍) 지역’ 개념을 내년부터 폐지하기로 했다. 대신 2시간 내 부대 복귀가 가능한 지역까지 외박을 허용하는 일종의 이동시간 제한을 두기로 했다. 또 병사들의 일과 후 외출의 경우 내년 2월부터 한 달에 두 번, 총 4시간가량 외출할 수 있게 된다.
국방부는 27일 “병역문화 혁신 차원에서 검토되어 온 병사들의 일과 후 외출과 휴대폰 사용 문제 등에 대해 이 같은 정책 추진 방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외박 지역의 범위는 군단장과 사단장 등 장성급 지휘관이 군사대비태세 유지를 위한 복귀 소요 시간과 부대 별 여건을 고려해 정해나갈 예정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일단 부대에서 대중교통 이용 기준으로 2시간 내 복귀할 수 있는 지역까지 외박을 허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군사대비태세 유지를 위해 2시간 범위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각 부대 특성 상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워 지휘관 재량에 따라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군 부대 인근 상인들은 국방부 방침에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외출ㆍ외박을 나온 병사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군부 대 인근 상인들은 그간 상권 위축을 우려해 위수 지역 폐지를 반대해 왔다. 국방부는 “군사대비태세와 장병기본권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되, 지역부대장과 지자체, 주민대표와 협의를 통해 지역맞춤형 시행 방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과 후 병사 외출의 경우 내년 초까지 외출 시 군 기강 위반행위 근절에 대한 병사 교육을 끝낸 뒤 2월부터 전면 시행키로 했다. 외출 시간은 오후 5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4시간이다. 군사대비태세 유지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단결 활동, 면회, 개인용무(병원진료) 등의 목적으로 외출할 수 있다. 한 달에 두 번까지 외출할 수 있지만 휴가자를 포함해 부대 병력의 35% 범위 안에서만 허용된다.
병사들의 일과 후 휴대폰 사용은 내년 상반기 중 전면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평일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휴일은 오전 7시부터 10시까지 보안 취약구역을 제외한 부대 내 모든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휴대폰 촬영과 녹음 기능 활용은 통제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자율과 책임의 문화를 정착해 나가고, 위반행위 시 상응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전군 공통규정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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