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경기 안양 환전소 여직원 살해 등의 혐의로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된 최모(51)씨가 ‘시신 없는 살인’ 혐의로 추가 기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2부(윤원상 부장검사)는 강도 살인 및 국외이송유인 등의 혐의로 최씨와 전모(45)씨를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최씨는 2007년 환전소 여직원을 살해한 뒤 필리핀으로 도주, 이듬해인 2008년 1월 대출브로커 전씨와 공모해 장모(당시 29세)를 필리핀으로 유인, 살해하고 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필리핀 소재 유령법인 명의로 큰 돈을 대출받게 해주겠다고 속여 한국에 있던 장씨를 유인,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주행각을 벌이며 현지에서 범죄 행각을 벌여 온 최씨는 2012년 말 불법 출입국 혐의로 태국경찰에 붙잡혀 이듬해인 2013년 10월 검찰에 인계됐다.
검찰은 최씨 인계 당시 장씨에 대한 조사가 미진해 태국 사법당국에 ‘기소 동의’ 목록에 장씨 사건을 포함하지 않았다.
이후 지난해 10월 태국 사법당국으로부터 추가로 기소 동의를 받아 보강수사를 벌여 최씨 등을 ‘시신 없는 살인’ 혐의로 기소하게 된 것이다.
최씨는 당시 검찰 조사에서 “장씨를 권총으로 죽인 뒤 필리핀 마닐라의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장씨의 시신을 찾지 못했다.
또 검찰은 2012년 9월 전씨의 소개를 받아 태국으로 사업을 하러 갔다가 실종된 송모(당시 37세)씨도 최씨 등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국외이송유인 등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전씨가 송씨를 최씨에게 소개시켜 준데다 최씨가 송씨의 여권을 소지하고 있어 연관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검찰은 최씨 등이 송씨를 살해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비록 시신이 없는 상태지만 본인 자백과 범행 모의 정황 등 다양한 증거들을 확보한 상태여서 공소 유지에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최씨는 2007년 안양 환전소 여직원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1억8,500여 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아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이후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필리핀 현지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을 납치, 감금해 수 억원을 빼앗기도 했다.
최씨는 2013년 한국에 범죄인도 된 후 지난해 9월 대법원으로부터 무기징역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