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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한 효도하는 마음 지팡이에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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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한 효도하는 마음 지팡이에 담았어요”

입력
2018.12.2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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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째 명아주지팡이 선물하는 이상홍씨

26일 도청찾아 500개 충북노인회 전달

공무원시절 재능기부 시작

매년 2,000~3,000개 기부

이상홍(오른쪽)씨가 26일 충북지사 집무실에서 이시종(가운데)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김광홍(왼쪽)충북노인회장에게 명아주지팡이를 전달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이상홍(오른쪽)씨가 26일 충북지사 집무실에서 이시종(가운데)지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김광홍(왼쪽)충북노인회장에게 명아주지팡이를 전달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충북 충주에서 ‘지팡이 선물하는 공무원’으로 알려졌던 이상홍(60)씨가 26일 충북도청에서 명아주지팡이 500개를 (사)대한노인회 충북연합회(회장 김광홍)에 기증했다.

이 자리에서 이씨는 “부모님께 못다한 효도를 하는 마음으로 지팡이를 선물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광홍 충북노인회장은 “이씨의 정성어린 지팡이가 노인들의 든든한 발이 되어 줄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시종 지사는 “어르신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준비했다”고 이씨를 격려했다.

이날 전달된 지팡이는 이씨가 손수 명아주를 키워 만든 수공예품이다. 지난해 충주시청에서 퇴직한 이씨는 충주시 주덕읍 하천변 6,600㎡의 휴경지에서 명아주를 재배해 한해 약 4,000여개의 지팡이를 생산하고 있다.

1년생 잡초인 명아주의 단단한 줄기로 만드는 명아주지팡이는 가볍고 단단해 최고품으로 평가 받는다. 예로부터 ‘청려장(靑藜杖)’이라 하여 장수한 노인에게 왕이 직접 하사했으며, 도산서원에는 퇴계 이황선생이 사용하던 것이 보존돼있다. 본초강목에는 ‘청려장을 짚고 다니면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는 기록이 있고, 민간에선 신경통에 좋아 귀하게 여겼다고 한다.

이씨가 명아주지팡이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주덕읍사무소에서 근무하던 2001년. 정부가 100세가 되는 노인에게 장수 축하 선물로 명아주지팡이를 선물로 준다는 말을 듣고 “내 손으로 만들어 지역 어른들께 드려야겠다”며 직접 제작에 나섰다. 퇴근 후 자투리 시간을 쪼개거나 업무가 일찍 끝나면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지팡이를 만들어 지역노인회와 경로당 등에 전달했다. 선행이 알려지자 충주시에서는 재료비를 지원하고, 몇 년 전부터는 지역일자리 사업으로 선정해 4,5명의 일손도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18년 동안 그가 만들어 기증한 명아주지팡이는 줄잡아 3만 개가 넘는다. 작년부터는 매년 4,000여개를 제작해 3,000개는 기부하고, 나머지 1,000개는 재료비(개당 1만원)만 받고 타 지역에 판매하고 있다.

이씨는 “지팡이 선물을 받고 즐거워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며 “힘이 닿는 데까지 계속 지팡이를 만들어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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