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환 회장, 미디어라인 측과 이석철, 이승현 측이 진실 공방을 앞두고 있다.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김창환 회장, 이정현 대표, 더 이스트라이트 전 멤버 이은성, 정사강은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빌딩에서 이석철과 이승현 측의 주장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난 10월 이석철의 기자회견 이후 2개월 만이다. 그 사이 경찰 조사가 진행됐고, 문영일 프로듀서는 이달 특수폭행 및 상습폭행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구속 송치됐다. 김창환 회장은 "이 사건의 사실과 본질을 보기보다 여론에 편파된 수사를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고 이날 기자회견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기자회견을 통해 이석철, 이승현 측과 다른 김창환 회장, 미디어라인 측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쟁점을 크게 세 가지로 짚어봤다.
#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의 폭행 교사 내지 방조 여부
이석철은 지난 10월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창환 회장은 폭행 현장을 목격하고 방관했다"고 주장했다. 이승현 또한 10월 26일 고소인 조사를 위한 경찰 출석 당시 "최악의 상황은 문영일 프로듀서가 저를 감금 폭행하고, 김창환 회장은 '살살 해라'라고 당부했던 기억"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두 사람은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도 함께 고소했다.
폭행 교사·방조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경찰 수사를 받았던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체벌 행위를 최초 인지한 후 문영일 피디를 매우 혼내고 재발 방지를 위해 여러 차례 교육했다"며 반박했다. 또한 "아이들의 신상에 문제가 생기면 사업을 접어야 한다. 누가 이걸 교사하고 방조하겠냐"고 취재진에게 되묻기도 했다.
# 이승현 아버지의 폭행 및 방조 의혹
이정현 대표는 "체벌 후 문영일 프로듀서가 멤버들의 부모님에게 연락해 연고를 발라달라고 한 적이 있다 이승현의 아버지가 회사 직원과의 통화에서 엄청 사과를 하면서 '때려서라도 사람을 만들어달라'고 분명히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미디어라인 측은 기자회견문에 "문제를 많이 일으킨 이승현"이란 표현으로 이승현의 행동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더 이스트라이트로 함께 활동했던 이은성과 정사강은 "이승현이 회사에서 잘못을 할 때마다 아버지가 서울로 올라와서 새벽에 죽도록 때렸다는 걸 이석철에게 들었다"고 증언했다. 미디어라인 측은 이 증언과 고려대학교 법의학연구소 감정 결과를 근거로 들며 "이승현을 그의 아버지가 새벽까지 추가 체벌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은 새로운 의혹에 대해 이석철과 이승현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남강의 정지석 변호사는 기자회견 이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석철과 이승현의 아버지는 파리 한마리 잡아본 적 없는 사람이다. 골프를 치지 않는데 어떻게 집에 골프채가 있겠나"라며 "현재 (미디어라인의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반박하는 공식입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문영일 프로듀서의 폭행 수위
구속 송치된 문영일 프로듀서에 대한 기억 또한 달랐다. 앞서 이석철과 이승현은 문영일 프로듀서로부터 당한 감금과 상습 폭행을 자세한 숫자로 기억하면서 "어제 일처럼 뚜렷해서 너무 두렵다"고 증언한 바 있다. 두 사람의 법률대리인 측 또한 기자회견에 앞서 "이석철, 이승현 군이 아직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2차 피해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하지만 미디어라인 측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은성, 정사강은 체벌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문영일 프로듀서님은 선생님 같은 분이다. 은행 빚을 내면서 저희에게 좋은 것을 먹이려고 했다. 더 이스트라이트밖에 모르는 바보 같았다"고 말했다. 특히 문영일로부터 맞아 머리에서 피가 났다고 알려졌던 이은성은 당시 상황에 대해 "아프지 않았다"고 기억했다.
한편 미디어라인 측은 이날 기자회견 이후 웹하드를 통해 취재진에게 증거자료를 공개했고, 이석철과 이승현 측은 반박 공식입장을 배포할 예정이다. 양측의 주장이 다른 만큼 진실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의 진행 상황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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