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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8!] 다시 꿈꾸기 시작한 소향, '전환' 넘어 '자유'로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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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2018!] 다시 꿈꾸기 시작한 소향, '전환' 넘어 '자유'로 ①

입력
2018.12.2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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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향. 추진혁 기자 chu@hankookilbo.com
소향. 추진혁 기자 chu@hankookilbo.com

가수 소향이 올해의 의미 있는 활동과 이를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전했다.

연말 결산 [굿바이 2018!]의 이번 주인공은 소향이다. 소향은 올해 빛날 소(昭)에 누릴 향(享)이라는 이름의 풀이처럼 곳곳에 선한 영향력을 전했다. 올해 초 평창 동계 패럴림픽 개막식에서 소프라노 조수미와 함께 듀엣 무대를 선보였고, 최근에는 프로듀서 데이비드 포스터의 일본 공연에 초청돼 협연하는 등 천상의 목소리를 더 넓게 들려줬다.

이처럼 재밌고 신기한 일들을 거치면서 소향은 올해를 '전환'이라는 키워드로 돌아봤다. 지난해 MBC '복면가왕'에서 흥부자댁 가면을 쓰고 6연승을 기록한 게 그 시작이었다. 소향이 '더 앞으로 나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할 때면 새로운 일이 생겨났고, 이런 의도치 않은 도전은 '다시 꿈꾸고 시작하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의 변화로 이어졌다.

"'복면가왕'을 하기 직전에 폐렴에 걸려서 원하는대로 소리가 나지 않으니까 자신감이 떨어지더라고요. 그 때 혼자 떠난 뉴욕 여행에서 우연히 공사장에 걸린 '두려움을 두려워하는 게 가장 큰 두려움'이라는 명언을 발견했어요. 제가 지금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나중에 이 순간을 정말 후회하게 될 것 같았어요. 한국에 오자마자 가장 먼저 저를 찾아주시는 곳에서 노래하기로 결심했고, 그 기회가 '복면가왕'이었습니다. 이제 완벽함에 대한 강박관념을 지우고 '잘 될 때도 안 될 때도 있다'는 마음으로 계속 도전하고 있어요."

소향. 추진혁 기자 chu@hankookilbo.com
소향. 추진혁 기자 chu@hankookilbo.com

올해의 중요한 도전 중에는 뜻 깊은 무대들이 있다. 소향은 조수미와 데이비드 포스터라는 거장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을 성료했다. 그 원동력 중 하나는 책임감이다. 덕분에 소향은 자신의 능력을 완전하게 보여줄 수 있었다. 이에 전 세계에 천상의 목소리를 알렸고, 데이비드 포스터로부터 '또 빨리 같이 공연하자'는 러브콜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존경하는 조수미 선생님의 제의를 받고 최선을 다해 준비한 노래로 평창 패럴림픽 개막식까지 가게 돼 너무 감사했어요. 조수미 선생님이 정말 많이 배려해주고 아껴주신 덕분입니다. 다른 많은 분들이 서기 어려운 큰 무대에서는 자부심이라기보다 책임감을 느껴요. 제가 책임을 다해야만 저를 찾아주신 분들에게도 신뢰를 드릴 수 있잖아요."

"몇년 전까지만 해도 데이비드 포스터는 먼발치에서 바라보기만 해도 좋을 것 같은 레전드였어요. 그런 분이 유튜브로 제 노래를 듣고 일본 공연에 초청해주시다니, 오랜 꿈이 이뤄진 순간이었죠. 제가 당돌하게 '좋은 언어로 희망을 주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했던 요청도 받아주셨습니다. 4일 간 매일 2회 씩 공연하는 힘든 스케줄이었지만, 원곡자의 연주에 '아이 해브 낫띵(I Have Nothing)'을 부르고, 비욘세와 아리아나 그란데의 음악 감독들 앞에서, 브라이언 맥나잇과 같은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소향. 추진혁 기자 chu@hankookilbo.com
소향. 추진혁 기자 chu@hankookilbo.com

또 하나의 중요한 활동은 음원으로 확인할 수 있다. 소향은 지난 5월 2년 만의 새 싱글 '너의 노래'를 발표했고, 드라마 '시간', '하나뿐인 내편', '사의찬미', '신과의 약속' 등 지상파 3사 드라마의 OST를 모두 가창했다. '드라마 덕후'를 자처한 소향은 OST를 통해서도 배운 점이 있다고 했다. 19년차 소향은 여전히 더 많은 배움을 찾아가고 있다.

"OST를 부르려면 드라마의 내용, 주인공의 감정을 모두 알아야 하잖아요. 무대에서 제 노래를 하는 것 만큼 OST의 감정에 집중하고 고민합니다. '신과의 약속' OST를 녹음할 때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어요. 드라마에 맞춰 발성이나 성량을 조절하는 방법도 배웠어요. 제 노래가 더 편하게 들릴 수 있도록 하는 훈련이자 감사한 기회인 것 같아요."

이를 통해 올해를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 있는 소향은 2019년의 키워드로 '자유'를 바랐다. 계획하지 않은 일들로 올해의 활동을 채운 만큼 내년에도 마음 편하고 재밌게 활동할 계획이다. 특히 충실한 목 관리를 통해 무대에서 더 즐기고 관객과 리스너에게 편안함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가 됐다. 소향이 바라고 바라보는 내년은 어떨까.

"몸을 더 아껴주다보면 운명처럼 좋은 일들이 찾아오지 않을까요? 말도 많이 못하고 크게 웃지도 못하는 게 때로는 답답하지만, 원하는대로 소리를 내기 위해 운동도 열심히 하고 좋은 에세이와 소설을 쓰고 있어요. 예전부터 완성하고 싶었던 노래도 있어요. 내년에는 제 생각과 고백과 인생이 담긴 노래들을 묶어서 꼭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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