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사익 챙기려 공익 볼모 삼아 죄질 불량”
자신의 땅에 개설된 포장도로를 파내 통행에 불편을 주고 전국 단위 궁도대회까지 무산시킨 60대가 법정 구속됐다.
청주지법 형사3단독 박우근 판사는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66)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24일 진천군 진천읍 자신의 임야에 개설된 콘크리트 포장도로 10m 구간을 굴착기로 파내 궁도장인 ‘화랑정’ 출입을 방해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A씨가 길을 끊어 화랑정에서 일주일 후 열릴 예정이던 전국 남녀궁도대회는 취소됐다. 진천 궁도협회가 주관하고 진천군이 후원하는 이 대회는 매년 이곳에서 열렸다.
A씨는 자신 임야를 군이 매입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법정에서 “이 도로는 궁도장을 방문하는 특정인들만 이용해 공용 육로로 볼 수 없고, 굴착기로 파낸 이후에도 도보 통행이 가능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박 판사는 “피고인 행위로 차량통행이 불가능해져 일반교통방해죄가 성립된다”고 판단을 달리했다. 박 판사는 “대회 개최를 위해 차량 통행이 필요한 상황에서 유일한 통로를 파손시켜 업무방해 혐의도 인정된다”며 “사익을 위해 공익을 볼모로 삼아 자신의 권한을 남용한 것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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