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광 초대 헌법재판소장이 24일 오전 11시52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충남 서천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49년 제3회 조선변호사시험(고등고시ㆍ사법시험 이전 법조인을 등용하던 제도)에 합격해 51년부터 법조인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민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수석부장판사 등을 거쳤고, 법관 생활을 마친 뒤엔 22년간 변호사로 일하며 서울통합변호사회 회장,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을 지냈다.
제6공화국 당시 9차 개헌으로 헌법재판소가 설치되면서 88년 9월부터 94년 9월까지 초대 소장을 지냈다. 조 전 소장이 이끈 1기 헌재는 무죄나 집행유예가 선고된 피고인이더라도 검찰이 10년 이상을 구형하면 구속에서 풀려날 수 없도록 했던 당시 형사소송법 제331조를 위헌으로 결정하는 등 인권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89년 7월에는 필요적 보호감호를 규정한 구(舊) 사회보호법 5조1항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소장 재직 6년간 독일 등 헌법재판 선진국의 판례를 연구해 헌법재판의 이론적 기초를 닦았다는 평이다.
유족으로는 두현(사업), 성현(사업)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27일 오전 8시,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 (02)2258-5940.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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