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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어머니 국회 찾아 눈물로 호소했지만…산안법 심사는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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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어머니 국회 찾아 눈물로 호소했지만…산안법 심사는 지지부진

입력
2018.12.2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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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균이 죽음 헛되지 않게 해달라”…산안법 조속한 처리 촉구 

 “아이한테 관심 더 있었다면 발전소 안 보냈을 텐데”…자책도 

 환노위, 김씨 호소에도 파행…여야 견해 차 커 협의에 난항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 회의장을 방문한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하청업체 노동자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오른쪽)씨가 환노위 소속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의 안내를 받으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 회의장을 방문한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하청업체 노동자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오른쪽)씨가 환노위 소속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의 안내를 받으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아들이 이렇게 위험에 노출된 지 모르고 살았습니다. 우리 아들은 죽었지만, 뭔가를 했다는 의미를 부여해주고 싶어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혼자 작업을 하다가 숨진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24일 국회를 찾아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산업안전보건법)’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김씨는 이날 국회를 찾아 여야 당대표들을 만나 산업안전법의 연내 처리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김씨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만난 뒤, 산업안전법 심사를 위해 열린 환경노동위 고용노동소위 회의장을 찾았다.

김씨는 이해찬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태안화력발전소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언급하면서 “아들이 억울하게 죽은 것은 정부가 죽인 것과 마찬가지”라며 “정부가 앞장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정말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들을 태안발전소에 보낸 자신을 자책했다. 그는 “나라에서 하는 기업이니 다른 기업보다 낫겠지 싶었는데, 실제로 너무 열악해 놀랐다”며 “내가 이런 곳을 믿고 보냈구나. 아이에게 관심 있게 말을 걸어 알았다면 살릴 수 있었을 텐데. 이런 현실에 놓여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해찬 대표는 김씨 얘기를 들은 뒤 “우리가 국회 과반수가 안돼 절충하는 조항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가능한 정부 원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정 안되면 비상대책을 강구해 아드님 죽음의 의미가 헛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씨는 이정미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사회의 어두운 면을 많이 알게 됐다. 우리도 따뜻한 가슴을 가진 사람인데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느냐”며 “나라 법이 왜 이렇게 만들어졌는지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도 권리를 찾고 싶다. 용균이 동료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주어졌으면 좋겠다”며 “국민 여러분도 그렇고 국회의원들도 그렇고 유리 용균이를 다시 살려주시기 바란다. 진짜 간곡히 부탁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정미 대표는 “자유한국당이 산업안전법이 통과되면 나라가 망한다고 했는데,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고 생각했다”며 “보다 강력하게 노동자들을 산업현장에서 보호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의 호소와 여야 대표들의 다짐에도 상임위 심사는 파행을 겪었다. 환노위는 이날 오전 소위에서 김씨와 대화를 마친 뒤 20분 만에 정회했다. 여야 환노위 간사들은 별도 협의를 통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한국당은 정부가 제출한 전부개정안 원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환노위 소속인 이장우 한국당 의원은 소위 정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부분에서 이견이 있어 이를 일일이 논의하면 합의 과정이 쉬워 보이지 않는다”며 “정부 안으로는 어려울 것 같으니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24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를 방문한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운데)가 자유한국당 소속 임이자 소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를 방문한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운데)가 자유한국당 소속 임이자 소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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