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부터 학생 508명에게 장학금 5억2,000여만원 지급…김천혁신도시 이전 추진
경북 김천중앙고 졸업생이 설립한 김천중앙인재장학회가 매년 5,000만원이 넘는 장학금을 후배들에게 지급하면서 장학 명문 고교로 부상하고 있다. 한때 학생유치도 제대로 되지 않던 이 학교는 2019학년도 대학 수시모집에서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유명대학과 의대 등에 8명이 합격했고 졸업생 상당수가 대기업과 공직사회에 진출하면서 장학지원사업의 성과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 장학회의 장학제도는 우수신입생 유치 학습지원금과 모의고사 장학금,진학 장학금 3가지로 나뉜다. 성적이 뛰어난 신입생에게는 각 500만~100만원을 지원하고 국어와 영어 수학 모의고사 성적이 1~3등급일 경우 200만~30만원을 해당자 모두에게 지급하고 있다.
또 서울대 진학자에게는 4년간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고려대, 연세대, 카이스트, 포스텍, 의과대, 한의대 진학자에게는 학기당 100만원, 재학 중 총 8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김천지역 고교에 따르면 매년 6,000만원 가까운 장학금을 지급하는 학교는 김천중앙고가 지역에서는 유일하고 경북에서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장학금 지급 인원과 그 액수도 2008년 첫해 25명 1,600여만원에서 지난해 73명 5,800만원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10년 동안 508명이 5억2,000여만의 장학혜택을 받았다.
장학회는 우수신입생 유치와 이들을 위한 ‘솔로몬반’운영, 동문 특강, 대학투어, 논술특강 등 학교 측과도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 우수교사에게는 특별수당과 연구비를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도 제공하고 있다.
11회 졸업생 최필수(61) 김천중앙인재장학회 상임이사도 “공립 고교 동문들이 이 정도 규모의 장학금을 조성해 후배들을 지원하는 것은 전국적으로도 드물다”며 “앞으로도 지역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천중앙고 졸업생들의 후배사랑은 10년이 훌쩍 넘었다. 지난 2004년 졸업생 300여명이 1인당 1,000원씩 모아 중앙인재장학회를 설립했고 2008년 (재)김천중앙인재장학회를 공식 발족하면서 30만원 이상 기부하면서 본격적인 후배양성사업에 뛰어들었다. 발족 첫해 장학금으로 8,400여만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8억6,000여만원을 모금했다.
이처럼 장학 혜택을 받은 학생들은 사회에 나가서 다시 후배들에게 재능기부를 펼치는 선순환구조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대구와 서울 등 타지에서 대기업, 의사 등 각 분야 전문가로 일하는 동문들이 힘을 보태면서 재학생들도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는 후문이다.
김천시 양천동의 이 학교는 김천혁신도시로 이전할 청사진에 부풀어 있다.지난 9월 동창회와 장학회, 김천시 등이 주축이 되어 ‘김천중앙고 혁신도시이전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내년 2월 경북도교육청에 이전계획서와 학부모 동의 서명서 등을 제출한다.
18회 졸업생 이용권(54) 김천중앙고장학회 재무국장은“현재 혁신도시에 고등학교가 1개 밖에 없고, 학생 수요도 높아지고 있어 김천중앙고가 이전하면 가장 적합하다”고 말했다.
박복로 김천중앙고 교장은 “졸업생들의 지원으로 학생들의 실력향상과 대학진학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며 “졸업생들의 도움을 받은 후배들이 사회에 나가면 또 후배들을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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