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북단 도시 롱위에아르뷔엔 첫 은행털이
외부로 나가는 길은 공항뿐… 시내서 곧 체포돼
지구 최북단 도시에서 사상 첫 은행강도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범행 직후 체포됐다. 이 도시는 아문센 등 북극 탐험가들이 전진기지로 사용했던 곳으로, 외부로 나가는 길은 공항뿐이어서 애초에 은행털이가 성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지역이다.
24일 노르웨이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총으로 무장한 한 남성이 노르웨이 스발바르제도의 롱위에아르뷔엔 시(市)의 한 은행에 침입해 돈을 털어 달아났다. 이 지역에서 은행강도 사건이 발생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용의자는 범행을 저지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시내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이 남성을 조사하기 위해 노르웨이 본토의 트롬쇠로 이송했다. 경찰은 남성이 여행 온 외국인이라는 것만 밝혔을 뿐 자세한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은행에서 강탈한 액수와 사용한 총기 등도 확인해주지 않았다.
롱위에아르뷔엔은 북극점과 노르웨이 본토 사이에 있는 스발바르제도의 행정 중심지로 주민 수(1,800여명)가 북극곰 숫자보다 적다. 인구가 1,000명을 넘는 도시 중 가장 북쪽에 있는 도시로 주민들 간에 서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한겨울에는 기온이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며, 이 도시에서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루트는 공항뿐이어서 은행강도가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롱위에아르뷔엔에서 발생한 첫 은행강도 소식에 네티즌들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가장 무모한 은행강도범’이라고 했고, 다른 사용자는 ‘은행털이범이 도주로를 생각해두는 것을 잊었나 봐’라는 글을 남겼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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