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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이 남긴 대북 유화메시지… 김정은 신년사에서 화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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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이 남긴 대북 유화메시지… 김정은 신년사에서 화답할까

입력
2018.12.23 19:5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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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로비에서 워킹그룹 2차 회의 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로비에서 워킹그룹 2차 회의 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특별대표가 19~22일 방한해 대북 유화 메시지를 남기고 떠나면서 공을 넘겨 받은 북측이 오랜 침묵을 깨고 협상장에 나올지 이목이 집중된다. 미측의 돌발 움직임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화 및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성격이 큰 것으로 해석되는 만큼, 북측의 결단도 신년사를 기점으로 수면 위로 드러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건 대표가 방한 기간 중 대북 인도적 지원과 남북협력 진전에 관해 우리 정부와 공감대를 이룬 이후 대북 화해 제스처로 해석될 미국의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1일(현지시간) 방송된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인의 북한 여행금지 완화 검토에 대해 “(북한에) 인도주의적 지원이 확실히 전달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비건 대표의 발표를 재확인했다. 또 22일 미국 ABC방송은 소식통을 인용, 지난주 예정됐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북한 인권유린 관련 연설이 비핵화 대화 탈선에 대한 우려 등으로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잇따른 유화 제스처는 모두 북미 대화 재개를 향해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새해 첫날서 머지않아 열리길 기대한다”고 밝힌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위해 대화 ‘군불’을 뗄 필요가 있다는 계산이 선 것이다. 북미 협상 상황을 잘 아는 정부 관계자는 “11월 북미 고위급 회담 취소 이후 두 달 가까이 협상이 열리지 않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으로서는 (대북제재 완화 외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모양새”라며 “하지만 현재 키는 북한이 쥐고 있고 어떻게 나올지는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시계는 새해에 맞춰져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시가 급한 상황일 수 있지만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가 있기 전 미측에 응답을 보내 올 가능성은 낮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미측이 신뢰구축 차원인 인도적 지원까지만 의사를 밝힐 뿐, 북측이 비핵화 상응조치로 요구하는 제재 완화에는 여전히 선을 긋고 있어서다. 북한 대외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3일 우리 정부의 유엔 북한인권결의 참여에 대해 “앞에서는 신뢰와 화합을 운운하고 뒤에서는 외세의 동족압살책동에 추종하는 것”이라며 날을 세웠으나 대미 비난은 자제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신년사 등 새해들어 북측의 행보엔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역시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간의 직접 대화는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신년사에 부정적 메시지를 담아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진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 외교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추가 비핵화까지 공표하기는 어렵더라도 최소 북미 대화를 이어가기 위한 우호 메시지는 내놓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편 통일부는 26일 예정된 남북 경의선 및 동해선 철도ㆍ도로 연결 착공식을 위해 통일부와 국토교통부 관계자 등 선발대 14명이 23일 판문역을 방문했다고 발표했다. 통일부는 “선발대는 내일(24일) 이후에도 방북해 참석자 및 세부일정 협의 등 실무 준비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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