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경기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2018~19 V리그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의 경기는 세트스코어 3-1(25-23 15-25 25-20 25-17)로 기업은행의 승리로 끝났지만 곱씹어 볼만한 내용이 많았다.
승부처는 4세트였다. 세트 초반 기업은행은 현대건설의 끈끈한 수비와 블로킹에 막혀 5-6으로 끌려가면서 자칫 마지막 세트를 준비해야 할 상황이었다. 여기서 왕년의 ‘서브퀸’ 백목화의 진가가 나왔다. 먼저 두 번의 서브 득점으로 7-6으로 뒤집었고 이후 어나이의 블로킹 득점으로 만든 8-6에서도 강력한 서브로 상대 수비 진영을 흔들며 또 한 점을 얻어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상대 코트 구석을 찌르는 서브 득점으로 10-6을 만들며 흐름을 완전히 뒤집었다. 이날 경기 그의 10득점 가운데 3점이 서브였는데, 승부처에서 나왔다는 점이 더욱 값졌다.
백목화는 지난 2013~14시즌에도 서브로 53득점(세트당 평균 0.46점)하며 서브퀸에 올랐다. 2년간의 커피 바리스타 생활을 접고 복귀한 올 시즌에도 백목화는 서브 4위(15득점)에 올라있다. 현재 문정원(26ㆍ도로공사)이 20득점으로 선두고, 안혜진(20ㆍGS)과 김희진(27ㆍ기업은행)이 2, 3위다.
하지만 백목화의 서브득점은 순도가 훨씬 높다. 범실이 6개로 10위권 선수들 가운데 가장 적기 때문이다. 1위 문정원이 서브 범실 24개, 안혜진이 12개, 김희진이 28개다. 백목화 다음으로 범실이 적은 선수는 부상중인 알레나(7개)를 제외하면 안혜진(12개), 강소휘(GS)(15개) 정도다. 서브는 득점을 올릴 수 있는 가장 빠르고 간단한 공격 방법이지만, 반대로 범실이 나오면 그만큼 팀 사기의 급격한 저하를 감수해야 하는 양날의 검이다.
백목화는 팀 포지션 전력 변화에도 윤활유 같은 존재다. 평소 외국인 선수 어나이-고예림의 레프트 때 백목화는 라이트 공격수로 나선다. 하지만, 레프트 공격이 여의치 않아 센터 김희진이 라이트 공격수로 자리를 바꾸면 어나이-백목화의 새 레프트 라인을 꾸릴 수 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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