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김차중 교수팀 ‘제피어’‘스파크 디자인 어워드’ 대상
“앞 못 보는 사람들은 손으로 더듬어 사물을 살피기 때문에 날카롭거나 뜨거운 데 닿아 상처를 잘 입습니다. 그걸 혼자서도 치료하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UNIST(총장 정무영)는 디자인 및 인간공학부의 김차중 교수팀(팀원 조광민, 최하연)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상처치료기인 ‘제피어(Zephyr)’로 ‘2018 스파크 디자인 어워드(Spark Design Award)’에서 대상(Platinum)을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제피어는 공기를 불어 상처 부위를 찾고, 그 자리에 반창고를 붙이는 장치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람의 신, ‘제피로스(Zephyros)’에서 따왔다.
김 교수팀은 눈이 안 보이는 사람들은 상처를 입어도 그 부위를 찾기 힘들어 손으로 더듬다 상처 부위를 만져 2차 감염의 우려도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들은 이 문제를 ‘바람’으로 풀었다. 반창고가 들어 있는 막대형 장치 끝에 에어 펌프를 달고 엄지로 눌러서 공기를 내뿜도록 해 파악한 상처에 바로 붙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김 교수는 “앞을 볼 수 없는 혼자 사는 왕고모가 계신데 모든 것을 손으로 더듬어 찾는 모습을 자주 봤다”며 “뜨겁거나 날카로운 것에 쉽게 상처가 생긴다는 말씀에 디자이너로서 도움을 줄 방법을 고민하가다 제피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생활 속에서 잘 인식하지 못했던 사회적 약자들의 불편을 디자인을 통해 해결하는 데 관심이 많다”며 “앞으로도 노인들을 위한 구강청정기, 닥터픽(Dr.Pik)과 제피어 같은 약자를 위한 디자인을 꾸준히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어워드에서는 정연우, 김관명 교수팀도 금, 은, 동상을 받아 UNIST의 작품이 모두 6개의 본상을 받는 기염을 토했다. 금상(Gold)을 수상한 김관명 교수팀의 조립식 도서관, ‘100달러 도서관($100 Library)’은 교육의 기회가 부족한 저개발 국가를 위한 작품이다. 은상(Siver)을 수상한 정연우 교수팀의 반자동 휠체어, ‘오로 플럼(Oro Plume)’도 약자를 위한 작품으로 그래핀과 그물 형상 고탄성 직물소재를 써서 무게를 줄이고, 바퀴 안에 모터(인휠 코터)를 장착해 팔 힘이 약한 사용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스파크 디자인 어워드는 미국 IDEA, 독일의 Reddot, iF 등과 함께 세계적인 국제 디자인 공모전으로 꼽힌다. ‘더 나은 디자인을 통해 더 나은 생활을 촉진한다’는 목표로 창의력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소통을 추구하는 디자인 대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올해 가을 공모전 결과는 이달 초 홍콩 전시회에서 발표돼 내년 1월 초 미국에서 시상될 예정이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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