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재야고수] “보장성 보험료는 가구 소득 10% 넘지 않는게 바람직”

입력
2018.12.25 04:00
17면
0 0

 <38> 정원준 한화생명 영업교육팀 세무사 

정원준 한화생명 영업교육팀 세무사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보험 상품을 잘만 활용하면 절세 혜택을 톡톡히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고영권 기자
정원준 한화생명 영업교육팀 세무사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보험 상품을 잘만 활용하면 절세 혜택을 톡톡히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고영권 기자

‘98.4%’ 올해 7월 기준 가구당 보험 가입률(보험연구원 조사)이다. 숫자 그대로 집집마다 보험 하나 없는 집이 없다. 올해 보험 침투율(국내총생산 대비 보험료 수준)은 10.9%로 전 세계 5위권이다. 이처럼 ‘보험공화국’에 살고 있지만 난해한 약관과 상품구조 등 이유로 보험과 친숙한 금융소비자는 드물다. 때문에 매월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보험료는 카드값만큼이나 야속한 존재일 뿐이다. 불경기로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선 해약을 고민하기 일쑤다. 이런 현실에 대해 정원준(44) 한화생명 영업교육팀 세무사는 “그럼에도 보험 없이 가계를 꾸리는 건 불가능하며, 보험은 훌륭한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세무사는 2004년 세무법인에 입사해 세무사로서 경력을 쌓은 뒤 저축은행 등 금융기관을 거쳐 2011년 한화생명에 입사했다. 이후 지금까지 고액 자산가들을 상대로 보험 상품을 활용한 컨설팅 업무를 해오고 있다. 은행으로 치면 주요 고객(VIP)을 담당하는 프라이빗뱅커(PB)와 비슷하다. 중소기업 대표와 거액의 매출을 올리는 자영업자 등 그에게 귀를 기울인 사람은 1,000명이 넘는다.

-보험을 필수재로 볼 수 있을까.

“한국사회에서는 보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평균수명 100세 시대에 자신의 경제력을 완전히 잃었을 때에도 유일하게 가정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는 보험뿐이다. 당장 보험료가 아깝단 이유로 보험을 멀리하면 미래의 리스크(위험)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중복보장을 받을 정도로 많은 보험을 가입할 필요는 전혀 없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주변에 있는 지인 보험설계사를 통해 보험에 드는 경우가 많다. 정에 이끌려 자신의 상황과 동떨어진 상품을 계약하는 건 금물이다.”

-우리집 보험료 수준이 적정한지 어떻게 알 수 있나.

“적정선은 가계별 상황과 개인의 연령 등에 따라 상이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고객들의 보장 내역을 통계적으로 분석해 보면 종신ㆍ암ㆍCI(중대 질병)보험 등 보장성 보험의 경우 가계 소득의 8% 수준이 적당하다. 많아도 10%를 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저축성 보험은 미래를 위한 투자인 까닭에 달리 봐야 한다. 다른 금융자산으로 노후대비가 안 돼 있다면 월 수입의 20~30%는 납입해도 좋다.”

-보험료 지출이 너무 많다면 해결방안은.

“설계사를 통해 계약 ‘리모델링’을 받을 수 있다. 해약하지 않고 보험료를 줄이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보험료 납입을 일시 정지하거나 납부액을 감액하는 대신 보장범위를 줄이는 방식 등이 있다. 만약 좋은 설계사를 만나기 힘들다면 스스로 보험 전문가 수준이 될 정도로 공부를 해야 한다. 3~5년 주기로 자신의 보험을 점검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보장성 보험에 가입 할 땐 만기 때 원금을 돌려받는 ‘만기환급형’보다 원금을 돌려받지 않는 ‘순수보장형’으로 들면 보험료가 저렴하다. 절약한 보험료로 다른 투자수단에 활용하면 결과적으로 이득일 수 있다. 어떤 보험이든 납입 도중 해약하면 가입자에게 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보험사는 상품 가입 초기에 보험료에서 사업비 등을 우선적으로 제하기 때문이다. 꼭 해약을 해야 한다면 환급비율이 높은 저축성 보험부터 우선 해약해야 한다.”

-보험으로도 자산을 증식시킬 수 있을까.

“재테크 수단으로서 대표적인 보험 상품은 변액보험이다. 보험료 일부를 여러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변액보험은 일반적으로 최소 10개 이상 분야에 투자를 한다. 포트폴리오가 분산돼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측면이 있다. 게다가 일정한 최저보증이율(통상 2.5~2.75%)도 제공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수익을 거둘 수도 있다. 투자 목적으로 운영되면서도 보험 본연의 보장기능을 겸할 수 있다는 게 다른 금융상품과 차별점이다.”

-보험으로 절세 혜택도 누릴 수 있다는데.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하면 연말정산 시 연간 400만원 한도로 최대 16.5%(66만원)를 환급받을 수 있다. 개인형퇴직연금(IRP)을 추가로 가입하면 최대 700만원까지 같은 비율로 환급 가능하다. IRP만 가입해도 700만원 한도로 16.5%를 환급받을 수 있지만, 연금저축보험이 IRP보다 보험료 중도 인출이 수월하다는 특징 등이 있어 둘을 조합하는 것이 유리하다. 보험은 또 10년 이상 가입기간을 유지한다는 것을 전제로 즉시연금과 같이 보험료를 일시납 하는 보험상품의 경우 인당 1억원까지, 적립식 저축성 보험은 매월 150만원 한도로 이자 소득에 대해 비과세다. 특히 종신보험과 같은 순수 보장성 보험의 경우 사고로 인해 지급사유가 발생하면 보험금에 대해서는 한도 없이 무제한 비과세다. 종신보험을 예로 들자면, 피보험자를 자신으로 하고, 보험 계약자와 수익자(사망 보험금 수령자)를 보험료 납부능력이 있는 배우자나 자녀로 지정하면 사망 보험금이 지급돼도 상속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경제관념이 뛰어나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유태인들이 이런 방식으로 상속에 활용하고 있다.”

-생애주기 별로 필요한 보험을 꼽아보자면

“보험은 일찍 가입할수록 보험료가 저렴한 구조다. 여유가 된다면 일찍 가입해 보장기간을 늘리는 편이 이상적이다. 만 15세가 되면 종신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데, 생애 통틀어 이 시기에 가입할 때 보험료가 가장 싸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대 후반에는 절세 목적으로 연금저축보험에 가입하면 좋다. 아이가 생기면 태아보험(어린이보험)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임신 22주 전까지만 가입 가능하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아이가 선천성 질환을 안고 태어나면 의료비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30대부터는 종신보험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시기다. 보장액(사망보험금)이 통상 연봉의 5배 정도는 돼야 가장의 유고(有故) 시 효과적인 대비가 될 수 있다. 종신보험을 조기에 가입했다면 보장을 늘리면서 추가로 납입해야 하는 보험료 부담이 크지 않다. 이후 중년이 됐을 때 아이가 커가는 가정에서는 자녀의 등록금 마련 목적으로 투자형 저축보험을 준비할 수 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