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의 마지막 왕조인 대한제국의 모습을 살펴보겠습니다.”
2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의 대한제국실. 인공지능(AI) 전시 안내 로봇 ‘큐아이’가 관람객들을 전시실 안으로 이끌었다. 관람객은 자율 주행하는 큐아이의 인도를 받으며 세세한 전시품 해설을 들었다. 박물관에 로봇이 배치된 게 처음은 아니지만, 이전엔 시설 안내나 사진 촬영을 하는 정도였다. 큐아이는 그 보다 몇 단계 진화한 똑똑한 안내자다.
“이동하겠습니다. 제가 지나갈 수 있도록 옆으로 비켜주세요.” 관람객들이 주변으로 모여들자, 큐아이는 양해를 구했다. 전시품을 해설하는 동안 큐아이는 관람객 쪽으로 고개를 돌려 눈을 맞췄다. 전시실의 집중도가 올라갔다. 큐아이 몸체에 장착된 화면엔 전시품과 관련 사진과 설명이 떴다.
큐아이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나주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21일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큐아이 세 대가 있다. 1층 중·근세관 대한제국실, 중앙 로비, 경천사탑 주변을 돌아다니며 관람객을 기다린다. 경천사탑 큐아이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산타 모자를 쓰고 망토를 입었다.
큐아이는 관람객과 교감하는 로봇이다. 간단한 질문에도 답변할 수 있다. 자동번역기가 탑재돼 있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도 한다. 이태희 학예연구사는 “질문은 아직은 박물관 편의시설과 관련한 것만 알아 듣지만, 앞으로는 어려운 질문에도 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큐아이는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추진하는 ‘2018년 ICT기반 공공서비스 촉진사업’의 일부로, 정보통신(IT) 융합 솔루션 업체 한컴 MDS와 아이브릭스가 제작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