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의사표로 불리는 청암송건호(1927∼2001)선생흉상이그의 고향인충북옥천에세워졌다.
옥천군과송건호기념사업회는 청암타계 17주기기일을맞아 21일옥천군 군북면 증약리 선생 생가 터에서흉상제막식과 추모식을 진행했다.
생가 본채가 있던 자리에 세워진 흉상은 높이 60㎝의 동상(銅像)으로, 조각가 김성용(한남대 미술교육과)교수가 제작했다.
옥천지역 각계 인사로 구성된 송건호기념사업회는 이날 선생의 일대기를 다룬 만화 ‘쉽게읽는 청암 송건호 평전’을 발간했다. 청암의 어린 시절과 언론인 재직시절 활약상을 만화로 엮은 이 책은 전국 도서관과 학교에 배포될 예정이다.
청암을 기리는 사업은 올해부터 본격화됐다.옥천군에서 청암의후손에게 생가터(1,021㎡)를 기부채납받고, 이곳에 있던 낡은 집(76㎡)을 사들여 철거한 뒤 부지 정비부터나섰다. 이곳엔 다른 사람이 건축해 살던 가옥이 십수년간 폐허로 방치돼왔다.
군은 부지 정비를 마무리한 뒤 선생 유족, 마을 주민의 의견을 들어 생가를 복원할 계획이다. 이어기념사업회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청암 언론기념관 건립, 언론문화제 개최 등을 추진키로 했다.
청암은 서울대 법대에 다니던 1953년 대한통신사 외신기자로 언론생활을 시작해 한국일보와 경향신문, 동아일보 기자를 거쳤다. 1975년‘10·24 자유언론실천선언’을주도했다가해직됐고, 1980년에는김대중내란음모사건에연루돼 6개월간옥고를치르기도했다. 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주언론시민연합)의장,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를 맡아 저항언론의 불씨도지폈다.이어 1988년엔한겨레신문초대사장을 지내며 한국언론계에커다란족적을남겼다.
그는 ‘해방전후사의 인식’ ‘한국민주주의 탐구’등 20여권의 저서를 남겼고 2001년 타계할 때까지 참언론인으로 추앙을 받았다. 한국기자협회는 1999년 그를 ‘20세기 한국 최고의 언론인’으로 꼽았다. 청암언론문화재단은 2002년부터 송건호언론상을 시상, 그의 언론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사후 그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옥천=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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