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군 조사위 “내부 균열 있는 로터마스트 균열”
KAI “최종 결과 수용… 같은 제품 헬기 전수조사”
5명의 사망자를 낸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2호기 추락사고 원인은 핵심 부품인 ‘로터마스트’(엔진에서 동력을 받아 헬기 프로펠러를 돌게 하는 중심축)의 결함 때문이라는 최종 결론이 21일 나왔다. 균열이 있는 해당 부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민ㆍ관ㆍ군 합동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를 꾸려 조사를 실시한 지 5개월 만이다.
이날 해병대는 조사위의 결과를 바탕으로 “7월 마린온 추락사고는 로터마스트 파단으로 인해 메인로터(주 회전날개)가 떨어지면서 발생했으며, 로터마스트 파단은 소재 제작 시 발생한 균열에서 기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해당 헬기는 7월 17일 포항 공항에서 정비를 마치고 이상 유무 확인을 위한 시험 비행 중 추락했으며, 이로 인해 탑승했던 장병 5명이 순직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소재 제작사인 오베르 듀발(Aubert & Duval)은 제작 공정 중 오류로 제품에 균열이 발생한 사실을 알고도, 이를 완제품 제작사인 에어버스헬리콥터(AH)에 보고하지 않고 자체 보완 조치만 거쳐 납품했다. 이러한 결과는 앞서 9월 조사위가 잠정 결과를 발표할 당시에도 공개된 바 있다.
조사위는 AH사가 사고기에 장착된 것을 포함, 4개의 로터마스트에 대한 균열 탐지 공정을 실시했으나 1개를 제외한 나머지 3개에 대한 균열은 발견하지 못했다고도 밝혔다. 조사위 관계자는 “사고 발생 이후 검사 체계를 재확인한 결과 검사 체계엔 문제가 없었다”며 “인적 또는 환경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간 균열 제품 납품 사례가 없었던 만큼, ‘날림 점검’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즉 균열 제품이 그대로 헬기에 부착됐고, 비행 운영 과정에서 균열이 성장해, 결국 로터마스트 파단으로 이어졌다는 게 조사위의 최종 결론이다. 헬기 운영 과정에서 균열을 발견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 조사위 관계자는 “균열이 겉에 생긴 게 아니고 내부에 생긴 데다, (위에) 페인트 등이 발라져 있어서 통상적인 정비 절차를 거쳐 (균열을) 식별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부연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조사위의 최종 발표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발표했다. KAI는 사고 이후 AH사로부터 납품되는 제품에 대해 기존 육안 검사 및 품질보증서 확인 시스템에 더해 균열식별을 위해 엑스레이 검사를 추가로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납품된 로터마스트에 대한 전수 검사도 내년 3월 종료 목표로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방위사업청 및 KAI는 또 향후 비행 안전 품목에 대해서 프랑스 정부의 추가적인 품질 보증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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