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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동 막다 순직한 아빠를 뒤이어… 딸도 경찰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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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동 막다 순직한 아빠를 뒤이어… 딸도 경찰 됐다

입력
2018.12.21 16:04
수정
2018.12.21 17:4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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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처럼 남을 배려하고 돕는데 앞장서는 그런 경찰이 되고 싶습니다.”

피를 속일 순 없는 듯 했다. 자신 보단 다른 사람의 편에서 일해왔던 부친의 유전자는 딸에게도 그대로 전이된 것처럼 보였다. 고인이 된 부친의 뒤를 따라 경찰의 길로 입문하게 된 김성은(21)씨의 첫 소감은 아버지로부터 시작했다. 그는 올해 7월 조현병 환자였던 A(42)씨의 난동과 관련해 신고를 받고 출동, 현장 수습 도중 갑자기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순직한 김선현(51) 경북 영양경찰서 경감의 딸이다.

21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1월 실시된 순경 공채시험에 응시한 성은씨는 지난달 23일 최종 합격 통지를 받았다. 이에 따라 그는 이달 29일 중앙경찰학교에 입교, 6개월간 경찰교육을 받고 경북지역 경찰관서에 배치돼 본격적인 치안 일선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합격 소식에 부친부터 떠올렸다고 했다. “합격 통지를 받고 온 가족이 울었어요. 어릴 때부터 파출소나 교통과 등에서 제복을 입고 근무하는 아빠의 모습이 자랑스러웠거든요. 그 제복에 반해서 아빠와 같이 사진을 찍고는 했습니다.” 그는 유년시절, 부친과 함께 즐겁게 보냈던 추억을 전하면서 경찰 지원 동기를 소개했다.

진로도 자연스럽게 정해졌다. 그가 대구에 소재한 영남이공대 경찰행정학과로 진학한 건 당연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 가지 못했다. 지난해 초 대학 졸업 후 대구의 고시학원 등에서 순경시험을 준비하다 지난 7월, 예기치 못했던 비보가 전해진 것. “그때는 정말 눈앞이 캄캄했어요. 시험준비를 접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그래도 어머니와 동생은 하늘에서 아버지가 원하실 것이라면서 계속 공부하고 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지해 줬어요.” 그는 경찰 합격의 공을 온전히 가족들에게 돌렸다.

그는 다부진 포부도 밝혔다. “앞으로 아버지처럼 늘 남을 도와주는 경찰이 되고 싶습니다.”

아버지에 이어 경찰의 길로 들어선 그의 소식에 부친의 동료들도 반기는 모습이다. 영양경찰서 관계자는 "김 경감의 딸이 합격해 경찰 내에서도 상당히 반가워하는 분위기다"며 "이제 슬픔을 딛고 좋은 경찰관이 되어 주길 모두 바라고 있다"고 흐뭇해 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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