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발전소가 지난 11일 고(故) 김용균씨의 사망 직후, 사고 수습이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사고 지점 지척에 있는 컨베이어벨트를 가동했다는 의혹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사실로 확인됐으며 형사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21일 ‘한국서부발전㈜ 태안발전소 사고조사 및 진행상황’ 자료를 배포하고 이 같이 밝혔다.
고용부는 “근로감독관의 작업중지명령 이후 사업장에서 사고발생 컨베이어가 아닌 다른 컨베이어를 가동한 정황을 확인했으며, 작업중지명령 위반 여부 등 사실관계를 조사해 명령 위반이 사실로 확인되는 경우 형사 입건 등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새벽 사고 직후인 오전 5시30분쯤 고용부 보령지청은 사고 보고를 받은 뒤 태안화력발전소 9ㆍ10호기 등을 대상으로 전면 작업중지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발전소 측은 불과 한 시간 뒤인 6시30분쯤 사고가 난 벨트와 1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멈춰 있던 다른 컨베이어벨트를 가동했다. 고광훈 고용부 산업안전과장은 “작업중지명령은 명령 범위 내 모든 설비 가동을 멈추라는 것”이라며 “형사 입건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작업중지명령을 어기면 산업안전보건법 벌칙 조항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러나 고용부는 사고 발생 사업장의 작업중지명령 범위를 현재 9, 10호기에서 나머지 1~8호기 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시민대책위 요구에는 “9, 10호기와 1~8호기의 위험요소는 차이가 있어 현재로서는 1~8호기의 작업중지 범위 확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9, 10호기는 낙탄 수거 작업을 하려면 작업자가 컨베이어벨트 설비 속에 들어가야 하는 폐쇄형인 반면, 1~8호기는 개방형이라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고용부는 이번 사고 원인 조사와 별도로 태안발전소 전체에 대해 지난 17일부터 특별 산업안전보건 감독을 벌이고 있으며 안전보건 조치에 미비점이 발견되면 원청 업체(서부발전)를 형사 입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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