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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 ‘셀프청산’ 택한 김용태, 승부수 있나

입력
2018.12.22 04:40
수정
2018.12.24 16:0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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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계규 화백의 이 사람]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김용태 사무총장

“2008년 총선 출마 후, 내리 세 번씩이나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 주신 양천을 지역을 떠납니다. 그간 보잘것없는 저에게 보내주신 관심과 격려,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김용태 의원은 당 조직강화특위로부터 당협위원장직에서 배제 당한 다음날(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입장을 밝혔다. 3선 의원이 한마디 반발도 없이 “당의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한 것도 눈길을 끌었지만, 진짜 놀라웠던건 그 자신이 조강특위 위원장이란 사실 때문이다. 칼자루를 쥔 당사자가 자신의 목부터 친 사례는 우리 정치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다.

1968년생으로 당내에서 젊은 층에 속하는 김 의원은 2004년 이명박 서울시장의 대선캠프에서 활동했다. 이후 2008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으로 발탁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벌어지자 남경필 전 경기지사와 함께 가장 먼저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에 참여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한국당으로 돌아왔다.

한국당으로 돌아온 뒤 김 의원은 사석에서 “나는 이 당에 큰 빚을 지고 은혜를 입은 사람”이라고 여러 번 말해왔다. “조강특위 활동으로 보답하겠다”는 말도 남겼다고 한다. 그는 당을 몰락시킨 이들을 청산하려면 당 분열에 책임이 있는 자신 또한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 글 끝에 “앞으로 나라와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정치로 그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차기 총선에서 험지 출마로 정치적 승부수를 띄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의원의 꿈이 서울시장이란 얘기도 오래 전부터 회자됐다. 뭐가 됐든 자기희생을 통해 역설적으로 자기 가치를 입증한 그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릴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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