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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부터 하고 보자’ 포항시 실내체육관 만인당 예산 없이 증축 ‘말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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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부터 하고 보자’ 포항시 실내체육관 만인당 예산 없이 증축 ‘말썽’

입력
2018.12.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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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시공 논란에도 기초 보강작업도 마무리 않고 진행

부실시공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경북 포항시 대형 실내체육관 만인당 내부에 스포츠 아카데미 건물 증축 공사가 한창이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부실시공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경북 포항시 대형 실내체육관 만인당 내부에 스포츠 아카데미 건물 증축 공사가 한창이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경북 포항시가 부실시공으로 많은 혈세가 낭비된 대형 실내체육관 만인당 내부에 지반침하 보강공사도 마무리하지 않은 채 건축물을 짓는 것도 모자라 추가 공사비도 확보하지 않고 증축에 나선 사실이 드러나 말썽이다.

20일 찾아간 만인당 내부는 일반 공사 현장처럼 굉음과 함께 건물 신축 공사에 한창이었다. 포항시는 지난해 11월 시비 25억원을 들여 만인당 기초보강 작업을 시작했고 11억원을 들여 스포츠 아카데미 건물 신축공사를 추진했다.

스포츠 아카데미는 탁구와 에어로빅, 요가 등을 할 수 있는 다목적실과 유도, 레슬링, 태권도, 우슈 등 격투기 종목 실업팀의 훈련장으로 활용될 예정이지만 지난 9월 준공 예정이던 이 공사는 마무리되지 않은 채 건물 면적을 늘리는 증축이 진행되고 있었다.

포항시는 지난 9월 완공 단계의 아카데미 건물 1층 면적을 709㎡에서 810.7㎡로, 2층 면적을 490㎡에서 약 2배인 921㎡로 각각 늘리기로 하고 설계를 변경했다. 시는 증축 공사를 위해 만인당에 공사 차량이 드나들 수 있도록 마루바닥 교체작업을 중지시켰다. 이 작업은 지반침하가 발생한 만인당의 기초보강을 위해 진행되던 공사다.

특히 포항시는 아카데미 증축에 필요한 7억원의 시비를 확보하지 않은 채 추가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단 공사부터 하는 일명 ‘외상’공사다. 시는 포항시의회의 내년도 예산 심의 과정에서 뒤늦게 7억원의 공사비 편성 승인을 요구했다가 질책을 받았다.

만인당은 건축면적이 축구장 면적(국제공인 7,140㎡)보다 넓은 7,206㎡의 대형 체육관이다. 포항시가 70억원을 들여 지난 2013년 완공했으나 지반침하와 균열, 건물 뒤틀림, 누수로 부실시공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포항남부경찰서가 지난해 10월 만인당 부실시공 의혹을 수사한 결과 포항시가 당초 설계를 4차례나 바꿔 건물 규모를 늘리는 등 무리한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설계 과정에서 비용을 아끼려고 하중을 떠받치는 지반의 능력인 지내력을 반영하지 않았고 시공사가 1억원에 가까운 공사 대금도 떼먹은 것으로 밝혀졌다.

포항시가 대형 실내체육관 만인당에 건축 중인 스포츠 아카데미 건물의 당초 설계도면.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포항시가 대형 실내체육관 만인당에 건축 중인 스포츠 아카데미 건물의 당초 설계도면.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포항시가 대형 실내체육관 만인당에 건축 중인 스포츠 아카데미 건물을 확장하기 위해 공사 도중 변경한 설계도면.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포항시가 대형 실내체육관 만인당에 건축 중인 스포츠 아카데미 건물을 확장하기 위해 공사 도중 변경한 설계도면.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김민정 포항시의원은 “과거 만인당을 지을 때도 잦은 설계변경 등으로 문제가 많았는데 포항시가 이번에도 설계변경으로 규모를 키우고 증축 공사를 벌였다”며 “어떻게 행정기관이 공사비도 확보하지 않고 공사부터 하는 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포항시 새마을체육산업과 관계자는 “아카데미 건물 2층을 1층의 절반 수준으로 지었는데 2층의 남는 공간이 아까워 1층과 동일한 면적으로 늘리게 됐다”며 “사업비를 확보하지 않고 증축 공사를 한 것은 잘못이지만 공사비를 확보한 뒤 늦게 추진하면 기존 건물 일부를 뜯는 예산이 낭비되고 작업차량도 드나들기 어려워 고민 끝에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스포츠 아카데미 증축공사 예산은 지난 21일 의회를 통과했으나 포항시의 막무가내식 사업추진 행태에 대한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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