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마가 된 文정부의 약속들]
운전ㆍ정비 분야 등 수개월 제자리… 정규직 반발로 순탄치 않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설비 점검 중에 목숨을 잃은 김용균씨는 정규직 전환을 애타게 기다려온 외주업체의 비정규직. 석탄가루가 날리는 어두운 공간에서 작업할 때 필수인 헤드랜턴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고 2인1조로 할 작업을 혼자 도맡는 일도 일상적이었다. 김씨의 죽음 이후 지지부진하던 발전공기업 정규직 전환 문제가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20일 발전산업노조 등에 따르면 발전공기업 5개사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약 8,500여명 중 현재까지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례는 없다. 그나마 청소ㆍ미화ㆍ경비 분야 비정규직에 한해 5개사 모두 자회사 전환을 준비 중이지만, 숨진 김씨가 맡았던 연료환경설비운전ㆍ정비 분야 비정규직은 정규직 전환 논의 자체가 수개월째 답보 상태다. 전날 당정은 이런 정규직 전환 논의에 속도를 내기 위해 운전ㆍ정비 분야의 정규직화에 합의하고 통합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정규직 전환 논의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현재 발전 5개사 설비운전에는 2,200여명, 정비는 3,000여명이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이제까지 발전 5개사는 비용 문제로 설비운전 비정규직을 직접고용이 아닌 자회사에 고용하는 방안을 추진해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노측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심지어 정비의 경우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한다는 이유로 사측이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규직들이 하청업체 근로자의 직접고용에 반발하고 있는 것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박태환 발전노조 위원장은 “산업재해가 자주 발생하는 업무를 외주업체, 그것도 비정규직에 맡기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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