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부문서 비철강, 신성장 분리
신성장부문을 대림 출신에 맡겨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취임 후 첫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은 과감한 외부인재 영입과 사업 부문 확대로 요약할 수 있다. 국내외 경기 악화 우려에 조기 대응하기 위해 인사ㆍ조직개편 시기를 한 달 이상 앞당겼다. 전열을 빨리 가다듬어 조선ㆍ자동차 등 연관 산업 부진의 돌파구와 보호무역주의 대책 등을 마련하는 데 전념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20일 기존 철강부문을 철강ㆍ비철강ㆍ신성장 3개 부문으로 확대 개편하고, 부문별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하는 조직개편 및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3각 편대로 재편된 사업부문은 부문장이 책임 경영을 하게 되며, 최 회장은 그룹 차원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100년 기업으로 가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사업부문을 세부적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그간 포스코가 여러 신성장 사업에서 실패한 원인을 내부에서 찾았다. 전문성 없는 내부인사가 뛰어들어 사업을 제대로 키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임원인사에서 외부인재 영입에 공을 들였다.
오규석 신성장부문장은 LG유플러스와 하나로텔레콤에서 마케팅과 경영전략 업무를 담당했다. 대림산업 경영지원본부장 사장ㆍ총괄사장도 지냈다. 기획과 경영전략을 짜는데 능해 미래성장동력 발굴ㆍ육성을 담당하는 신성장부문장으로서 적임자라는 평가다. 비철강 부문은 포스코대우와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포스코ICT 및 철강 이외 계열사의 성장 전략 수립과 사업관리를 담당한다. 비철강 부문은 전중선 가치경영센터장 부사장이 겸임하고, 철강 부문장은 장인화 사장이 그대로 맡는다.
신성장부문 산하에 신설하는 산학연협력실 수장으론 박성진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를 영입했다. 산학연협력실은 벤처육성과 지역경제 활성화, 청년실업 문제를 주로 다루게 된다. 박 실장은 지난해 문재인 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올랐으나, 한국창조과학회 이사를 지낸 이력 등이 논란이 되면서 결국 사퇴했다. 하지만 포스텍이 출자한 포스텍 기술지주 대표를 겸하는 등 벤처 창업 경험이 많아 이번에 산학연협력실장으로 발탁됐다.
포스코경영연구원장으로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을 거쳐 산업연구원 디지털경제실장ㆍ부원장ㆍ4차산업혁명연구부장 등을 지낸 장윤종 박사를 영입했다. 이창현 포에이스 대표이사를 포스코 광양제철소 안전환경담당 부소장(상무)에 선임하는 등 협력사 임원을 포스코 임원으로 발탁하기도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순혈주의를 없애고 전문성 있는 인재를 중용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또 이번 조직개편에서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경영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 직속 기업시민실도 새로 만들었다. 전 세계적으로 심해지는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통상조직 책임자를 임원급(전무)으로 격상시키고, 내년 1월 안에 외부 인사를 무역통상조직 수장으로 영입할 방침이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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