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내달 프리클럽 4000원 올려
지니뮤직 등도 인상 움직임
업계 “유튜브 등 비교하면 국내 역차별”
국내 음원 스트리밍 업체 대다수가 내년 초 스트리밍 상품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다음 달 1일부터 창작자에게 더 많은 수익이 돌아가도록 한 규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음원 요금 원가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정안 적용 이후에도 작곡가 등 실제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0.5%포인트밖에 늘어나지 않아 벌써 소비자들 부담만 과하게 늘어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멜론은 다음 달 1일부터 ‘프리클럽’ 상품 가격을 기존 1만900원에서 4,000원 올리기로 했다. 엠넷뮤직을 흡수한 KT의 지니뮤직은 내년 1월 중 가격 인상을 포함한 서비스 일부 개편을 검토 중이며, SK텔레콤이 이달 11일 서비스를 시작한 플로도 법안 시행 이후 서비스 가격을 높일 예정이다. 다만 인상된 가격은 내년 신규 가입자부터 적용되며, 올해까지 상품에 가입한 사람들은 같은 가격으로 계속 이용이 가능하다.
업체들이 가격 인상 이유로 내세우는 것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예술 분야 창작 환경 개선의 일환으로 올해 6월 통과시킨 ‘음원 전송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안’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에 사업자(음원 유통사)와 권리자(창작자 등)가 40 대 60으로 가져가던 스트리밍 상품 수익 배분율이 35대 65로 조정된다. 이에 더해 기존 50% 수준이던 묶음 다운로드 상품 할인율도 단계적으로 축소되면서 음원 업체 부담이 전보다 가중됐다.
문제는 개정안이 목표로 한 창작자 수익 배분율 개선 효과는 거의 실현되지 않은 채 스트리밍 상품 가격만 대폭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저작권료 분배 구조를 보면, 월정액 스트리밍 서비스로 듣는 음악 한 곡당 발생하는 7원의 이익 중 작곡ㆍ작사ㆍ편곡자 등 창작자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기존 0.7원(10%)에서 0.73원(10.5%)으로 0.03원 오른다. 반면 기획사 등 음반제작자들은 4.25%포인트 오른 48.25%의 몫을 가져가게 됐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측은 “카카오MㆍCJ E&M 등 음원 유통과 음반 제작 사업을 같이하는 업체가 많은 만큼, 생각보다 음원 업체들의 고통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음원 업체들의 입장은 다르다. 수익의 40%를 가져가는 지금도 영업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유튜브뮤직 등 해외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진 상황에서 음원 스트리밍 가격이 오르고 나면 가입자 유지가 더욱 어려워질 거란 판단에 최근 음원 업체들은 공격적인 이벤트에 나선 상황이다. 멜론은 ‘가격 인상 전 마지막 할인 혜택’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정기결제 상품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할인 이벤트를 시작했으며, 지니뮤직은 월 8,800원짜리 상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16개월간 이용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업체들은 해외 음원 플랫폼은 이번 개정안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꼽는다. 한 음원 업체 관계자는 “대부분 사업자가 적자인 상황에서 소비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데, 가장 걱정되는 것은 징수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유튜브나 애플뮤직 등 해외 업체들로 가입자들이 이탈하는 것”이라며 “전체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가 감소하면 결과적으로 저작권자들에게 돌아가는 몫도 줄어들어 개정안이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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