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채용계획 인원이 지난해보다 9,000여명 줄어든 29만명에 그쳤다. 최저임금 여파 등에 더 민감한 중소기업이 채용 문을 더 단단히 걸어 잠그는 모양새다.
1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를 보면 상용직 근로자 5인 이상 기업의 올 4분기(10~12월)와 내년 1분기(1~3월) 6개월 간 채용 계획 인원은 29만4,000명이다. 이는 전년 동기 채용계획(30만3,000명)보다 9,000명 줄어든 규모로, 동기 기준으로 2013년(28만8,000명)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300인 미만 규모의 사업체는 채용계획인원이 25만6,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나 감소했다. 300인 이상 기업은 3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오히려 14.5% 늘었으나, 300인 미만이 전체 채용계획인원의 87.1%를 차지하고 있어 전체적인 고용 시장은 부진할 전망이다.
직종별 채용계획인원은 농림ㆍ어업 관련직(전년 동기대비 -58.4%) 관리직(-52.2%) 금융ㆍ보험 관련직(-41.9%) 섬유 및 의복 관련직(-20.2%) 등의 하락폭이 컸다. 반면 사회복지 및 종교 관련직, 미용ㆍ숙박ㆍ여행ㆍ오락ㆍ스포츠 관련직은 채용계획인원이 각각 63.4%, 48.8% 증가했다.
고용 전망이 어두운 이유에 대해 황효정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이나 최저임금 인상 등에 대한 고려도 있겠지만, 올 3분기에 이미 사람을 많이 채용한 효과도 동시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 3분기(7~9월) 채용 실적은 괜찮은 편이었다. 전년동기와 비교해 3분기 구인 인원은 74만8,000명으로 3.7%(2만7,000명) 증가했고, 채용 인원은 66만4,000명으로 4.4%(2만8,000명) 늘었다. 그러나 이 기간에도 300인 이상 사업체의 채용 인원은 전년동기 대비 19.8%나 증가했으나 300인 미만 사업체는 0.7% 늘어난 데 그쳤다.
구인 인원 대비 미충원인원의 비율을 나타내는 미충원율은 11.2%로 전년 동기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 미충원율은 300인 미만이 12.9%, 300인 이상이 4.4%로 중소기업 인력난은 여전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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