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285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주변 일대에서 통일신라 건축시설의 흔적이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11월 19일부터 울산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주변을 시굴 조사한 결과 통일신라 시대부터 조선시대에 걸친 건축시설 일부를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조사단은 고고물리탐사 결과와 지형조건을 참조해 유적의 잔존 가능성이 높은 곳에 9개의 구덩이를 설치하고 그 안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일부 지점에서 통일신라시대 석렬(돌로 만든 경계)시설과 조선시대 석렬, 집석 유구(돌무더기 흔적) 등이 확인됐다.
통일신라시대 석렬 시설은 현재 전망대가 있는 구릉 서쪽 아래 퇴적층에서 2~3줄 늘어선 형태로 확인됐다. 모래 사구 위에 지반을 단단히 하기 위해 점토와 목탄, 굵은 모래 등을 섞어 다진 후 그 위에 건축물의 기초 시설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석렬 시설은 구릉과 평행하게 돌아가 구릉 가까이 있거나 정상부에 위치한 건축물을 보호하기 위한 시설로 추정된다.
또 구릉 정상 부근에도 집석 유구와 석렬 시설이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해당되는 건축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집석 유구에서 많은 기와들이 출토된 것으로 보아 주변 경관을 조망하기 위한 누각 형태의 건축물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물은 신라 고식 막새인 6엽 연화문(연꽃무늬) 수막새, 통일신라시대 8엽 연화문 수막새, 인화문 토기 조각, 다량의 기와 조각이 출토됐다. 또 분청사기 조각 등 고려와 조선시대 유물도 확인됐다. 연구소는 울주 반구대 암각화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이번 조사 성과와 종합학술연구를 기초 자료로 체계화할 예정이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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