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첫 독립왕조인 리황조 후손들 유적지 주변에 베트남문화원ㆍ한류체험관 등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 감독의 마법이 경북의 한 산골마을에도 통할까. 봉화군이 국내 유일의 베트남 관련 유적지가 있는 지리적 장점을 살려 베트남 테마타운 조성을 통한 관광프로젝트를 발주했다.
20일 봉화군에 따르면 2020~24년 봉화 봉성면 창평저수지 일원에 300억원을 들여 △베트남 리황조 역사관을 갖춘 공원 △리황조 후손 이용상의 이주로를 테마로 한 한ㆍ베 기념도로 △베트남문화원과 한류체험관, 테마거리로 꾸민 베트남 마을 등 베트남 테마타운을 조성한다.
이곳에는 베트남 최초 독립왕조를 세운 리황조의 후손인 이장발(1574~1592)의 유적, 충효당과 유허비가 있다. 충효당은 경북도 지정문화재 자료 466호로 국내 유일의 베트남 관련 유적이다.
이장발은 1226년 리황조가 몰락하자 베트남을 탈출해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 황해도 옹진군 화산에 정착한 6대 영종의 7번째 왕자인 이용상의 13세 후손이다.
이용상의 둘째 아들 일청이 안동부사를 역임하면서 자손들이 봉화에 정착하게 됐고 그 후손인 이장발은 임진왜란 때 문경전투에 참전해 장렬히 전사했다. 후손과 유림들이 그를 기리고자 충효당을 건립했다. 군은 충효당을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하기 위해 지난 6월 학술조사 연구용역에 들어갔다.
봉화군은 리황조 유적지를 중심으로 역사문화 콘텐츠를 간직한 베트남타운을 관광자원화하면 한ᆞ베 교류의 가교 구실은 물론 베트남 관광객의 국내 유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내 입국 해외 방문객 중 베트남 국민은 2016년 23만명에서 2017년 30만명 등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군은 최근 박항서 매직에 힘입은 양국의 우호분위기에 따라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봉화군수는 지난 4월에 이어 11월 리황조의 발상지이자 리태조의 고향인 베트남 박닌성 뜨선시를 방문했다. 4월에는 리태조 즉위일에 열리는 덴도축제에 참석했으며, 11월에는 우호교류 협약을 체결했다. 엄태항 군수는 박닌성 성장과 뜨선시 인민위원장, 시장 등을 접견하고 봉화군의 베트남 타운 조성사업 홍보 및 공동 사업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엄 군수는 지난 6일 베트남 국회의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서울에서 면담하고 베트남 정부 차원의 협조 약속을 얻기도 했다. 내년 3월에는 뜨선시 대표단이 봉화로 온다.
군은 올해 세부구상 연구용역을 마치고 정부 관계 부처와 업무 협의 및 예산 신청을 거쳐 2024년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엄태항 군수는 “베트남 타운은 한ㆍ베 양국의 정치 경제 문화 교류 및 역사성을 재조명하는 새로운 국제적 명소로 각광받을 것이고 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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