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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위원장 내놔라”… 탈당 이학재 대피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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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위원장 내놔라”… 탈당 이학재 대피 소동

입력
2018.12.18 18:08
수정
2018.12.18 20:1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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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견장서 바른미래당원들 시위… 몸싸움 일자 20여분 피신하기도 

 김병준 “새 인물 영입도 통합의 길”, 김관영 “자리 반납은 정치적 도리”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 입당을 밝힌 이학재 의원이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및 입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 입당을 밝힌 이학재 의원이 18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및 입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신임 조직위원장 공모가 시작된 18일 이학재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한국당에 복당했다. 탈당 기자회견장은 바른미래당 측 당원들이 몰려와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 이 의원뿐 아니라 바른미래당 일부 원외 지역위원장들도 한국당 복당을 추진하고 있어, 2020년 총선을 앞두고 1차적인 야권재편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다만 유승민 등 바른미래당 현역 의원들의 추가 탈당은 당장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 복당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대한민국의 민생, 경제, 안보를 모두 어렵게 하고 있는데, 보수야권은 분열돼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한다는 국민의 따가운 질책을 듣고 있다”며 “저는 오늘 한국당으로 돌아가 보수의 개혁과 통합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한국당행을 대하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분위기는 180도 달랐다.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인사차 찾아온 이 의원에게 “인적 쇄신도 통합을 위한 것이고 새 인물 영입을 받아들이고 다른 당을 받아들이는 것도 통합의 길”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반면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당을 옮기더라도 정보위원장 자리는 반납하는 게 정치적 도리”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당과 공조 체제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한국당과 이 의원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럼에도 이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바른미래당 몫의 정보위원장직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비난은 극에 달했다. 이날 바른미래당 당원 10여 명은 이 의원 기자회견장 앞에서 정보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하며 기습 시위를 벌였다. “친박 철새냐, 왜 도망가냐” 국회의원 자격 없다”는 욕설과 항의에 맞닥뜨려 몸싸움이 일 조짐이 보이자,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오려던 이 의원은 다시 안으로 들어가 20여분 간 머물렀다. 이후 그는 국회 안전상황실 방호원들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빠져 나왔다. 개별 의원의 탈당을 두고 이처럼 아수라장이 연출된 것은 최근 들어 이례적이다.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 입당을 밝힌 이학재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및 입당 기자회견 후 바른미래당 당직자들의 거친 항의를 받고 있다. 바른미래당 당직자들은 이학재 의원이 국회 정보위원장직을 내려놓지 않고 자유한국당으로 간다며 비난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 입당을 밝힌 이학재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및 입당 기자회견 후 바른미래당 당직자들의 거친 항의를 받고 있다. 바른미래당 당직자들은 이학재 의원이 국회 정보위원장직을 내려놓지 않고 자유한국당으로 간다며 비난했다. 연합뉴스

이날 기자회견 풍경을 두고 야권에선 외풍에 취약한 바른미래당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당장 같은 날 류성걸 전 의원 등 대구지역 전직 원외위원장 4명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한국당에 입당한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의 한 전직 위원장은 “이번에 한국당이 새 조직위원장을 모집하는 79개 지역 위원장들을 중심으로 탈당 고민이 깊다”고 전하며 “공모 마지막날(20일)까지 탈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진곤 한국당 조강특위 위원도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바른미래당 의원을) 당에서 영입 형식으로 모셔온다면 좀 더 유리한 조건이 부여될 수도 있다”고 말하는 등 공개적으로 구애의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다.

그러나 한국당 조직위원장 공모기간 내에 바른미래당 현역 의원이 추가로 탈당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극히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한 의원은 최근 한국당 지도부에 복당 의사를 타진했으나 차기 총선 험지 출마를 요구 받고 일단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조강특위가 유승민 의원의 복당을 염두에 두고 그의 지역구(대구 동구을) 위원장 자리를 비워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한국당 관계자는 “분당 책임을 물어 김무성ㆍ김용태 의원 등의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했는데 유 의원에게 자리를 내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도 연쇄 탈당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오신환 사무총장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6ㆍ13 지방선거 이후에 당내 정체성이나 생각이 다른 의원들은 분명히 있지만, 이 의원을 따라서 후속적으로 탈당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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