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승호 MBC 사장과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의 출연진에 정정 보도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스트레이트’ 진행자 중 한 명인 배우 김의성은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같은 내용의 관련 소장을 공개했다. 소장에는 이 전 대통령이 최 사장을 비롯해 ‘스트레이트’ 진행자인 김의성과 주진우 시사인 기자, 권희진 MBC 기자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정정 보도 등 청구 소송을 제기한 내용이 담겼다.
MBC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에 방송된 '리밍보의 송금-MB 해외계좌 취재 중간보고' 편을 문제 삼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싱가포르 은행에 계좌를 가지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과 동명이인이 리밍보(이명박의 중국식 발음)라는 사람으로부터 거액의 달러가 들어오려 한 적 있다는 증언을 확보해 내보냈다. ‘스트레이트’는 거액의 달러 송금 시 은행은 수신인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데, 실수로 동명이인에게 확인 전화가 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방송은 리밍보가 만든 계좌와 이 전 대통령 최측근의 계좌가 함께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세청과 검찰 등이 공조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은 소장에서 해당 방송에 대한 정정 보도와 VOD(주문형비디오) 삭제, 3억5,000만원의 손해배상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MBC는 이 전 대통령의 고소와 관련해 “본사 시사 보도 프로그램은 사실에 입각해 충실한 취재를 거쳐 방송되고 있다. ‘스트레이트’ 팀 역시 충분한 취재와 근거를 바탕으로 보도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본사는 소장을 면밀하게 검토한 후, 원칙과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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