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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행정체제 개편 놓고 지역사회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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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행정체제 개편 놓고 지역사회 ‘시끌’

입력
2018.12.1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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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본회의장 전경.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의회 본회의장 전경. 제주도의회 제공.

제주도가 행정시장 직선제 도입 등 행정체제 개편에 나섰지만 논의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지역 정치권 등이 행정시장 직선제가 아닌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요구하고 있고, 행정체제 개편 첫 관문인 제주도의회 내부에서도 입장이 엇갈려 향후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주도의회는 17일 제1차 본회의를 시작으로 오는 21일까지 제367회 임시회를 열어 행정시장 직선제 동의안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앞서 제주지역은 2006년 6월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기존 제주시ㆍ서귀포시ㆍ북제주군ㆍ남제주군 등 4개 기초자치단체를 없애고, 제주시ㆍ서귀포시 등 2개 행정시로 전환했다. 하지만 기초자치단체가 사라지면서 행정시장 권한 한계로 생활민원처리 지연, 행정서비스 질 저하 등의 문제점들이 발생해 행정체제개편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도는 지난해 1월 ‘제주도 행정체제개편위원회’(이하 행개위)를 구성해 행정체제개편안을 논의했고, 같은해 8월 행개위는 제주특별법 개정이 필요한 행정시장 직선제와 시장 후보자 정당 공천 배제 등의 내용을 담은 권고안을 도에 제출했다. 하지만 도는 개헌 논의와 정부의 지방분권 일정이 마련될 때까지 행정체제개편 논의를 보류해오다, 지난 6일 행개위 권고안을 그대로 수용하기로 하고 ‘행정시장 직선제 동의안’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동의안은 오는 18일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가부 여부를 결정하고, 이어 상임위에서 가결이 되면 오는 21일 열리는 제367회 임시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을 하게 된다. 전체 43명의 재석의원 중 3분의 2 이상인 29명이 동의를 해야 도의회를 통과를 할 수 있다. 이후 정부와 국회를 설득해 제주특별법을 개정해야 행정체제 개편이 마무리된다.

하지만 행정시장 직선제를 놓고 의원들마다 입장차이가 워낙 커 도의회 통과 여부도 미지수다. 일부 의원들은 직선제로 행정시장을 선출하더라도 예산권과 인사권 등 실질적인 권한이 없어 기초자치단체와 기초의회 부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에서도 행정시장 직선제 대신 기초자치단체 부활 등 다양한 대안 모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주민자치연대와 정의당 제주도당 등 도내 10개 시민사회단체ㆍ정당은 이날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자치권 없는 행정시장 직선제에 반대한다”며 새로운 논의를 시작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10년 넘게 끌어온 제주도 행정체제 개편 문제가 졸속으로 처리될 우려를 낳고 있다”면서 “제주도가 도민사회의 충분한 공감대 형성 없이 '행정시장 직선제'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희룡 지사가 영리병원 도민공론조사 결과마저 무시한 채 '숙의 민주주의'의 뿌리마저 뽑았다면, 행정시장 직선제 강행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외면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들은 “행정체제 개편 문제는 도민의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만큼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공론화 과정을 통해 도민사회의 공감대 형성을 이끌어내야 한다”며 “만약 도의회가 도민적 합의 과정 없이 무리하게 섣불리 결정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화를 자초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행정체제 개편 논의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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