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구도 내년 도입 추진
인천 남동구가 내년부터 육아휴직 남성에게 매달 50만원씩 장려금을 지급한다. 지급 기간은 최대 6개월간으로, 3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17일 남동구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 이후 육아휴직에 들어간 남성을 대상으로 본인과 9세 미만 자녀가 육아휴직 신청일을 기준으로 남동구에 1년 이상 거주하면 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보험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남동구 육아휴직자는 모두 950명이며 이중 8.21%(78명)가 남성이다.
남동구 관계자는 “육아휴직 남성이 매년 늘어나 내년에는 10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라며 “예산이 3억원 정도 필요한 상황으로 1억원은 이미 내년 예산안에 반영했고 나머지 2억원은 추가로 편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육아휴직 남성에게 장려금을 주는 것은 남동구가 전국 최초다. 서울 서초구가 올 7월 육아휴직 남성에게 월 30만원씩 1년간 장려금을 주는 내용의 지원 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했으나 예산 편성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육아휴직 남성에게 장려금을 주는 두번째 지자체는 올 11월 육아휴직 남성 지원 조례를 마련한 인천 계양구가 될 전망이다. 계양구는 월 70만원씩 최대 3개월간 장려금을 주기로 하고 예산 1억2,000만원을 편성했으나 아직 구의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저출산과 여성의 독박육아, 여성 경력 단절 등 문제를 풀기 위해 남성 육아휴직을 지원하는 지자체가 생겨나고 있지만 육아휴직을 하지 못하는 노동자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서초구는 실제 조례 제정 이후 반대 여론에 부딪혀 예산 편성을 못했다.
육아휴직자 수가 한해 9만명을 넘었지만 육아휴직을 하기 어려운 노동자는 여전히 많다.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2017년 5년간 육아휴직 급여를 받은 육아휴직자가 1명도 없는 상시 근로자 100인 이상 사업체는 4,743곳에 달했다. 전체 1만6,503곳의 28.7%에 이르는 수치다.
통계청이 최근 공개한 2018 일ㆍ가정 양립 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육아휴직 급여 수급자 수는 9만123명이며 이중 13.4%(1만2,043명)가 남성이었다. 이는 2016년 8.5%(8만9,795명 중 7,616명)보다 약 4.9% 늘어난 것이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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