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22층 높이에 둘레 525m… 페인트 86만ℓ 써
인천항에 있는 아파트 22층 높이 회색 빛 콘크리트 시설에 그려진 대형 벽화가 세계 최대 야외 벽화로 기네스 기록에 올랐다.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는 인천내항 7부두에 있는 곡물 하역ㆍ보관업체 한국티비티의 사일로에 그려진 슈퍼그래픽(벽화)이 기네스북에 등재됐다고 17일 밝혔다. 사일로는 시멘트, 곡물 등을 포장하지 않은 채 그대로 다량 저장하는 세로형 건조물을 말한다.
한국티비티의 사일로는 해외에서 수입한 옥수수, 대두, 소맥 등을 보관하는 시설로, 1979년 만들어졌다. 높이 48m에 둘레가 525m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와 회색 빛의 투박한 외관 때문에 위험시설이라는 오해를 받았다.
사일로 벽화는 전문인력 22명과 5억5,000만원이 투입돼 약 100일이 걸려 완성했다. 벽화를 그리는데 쓰인 페인트 양만 86만5,400ℓ에 달한다. 벽화는 사일로 외벽 면적에 해당하는 2만5,000㎡ 크기이지만 기네스북에는 구조물을 제외한 면적 2만3,688.7㎡로 등재됐다. 이는 이전 기록인 미국 콜로라도 푸에블로 제방 프로젝트(1997년 등재) 1만6,554.8㎡의 1.4배에 이르는 크기다.
시 관계자는 “사일로 슈퍼그래픽은 폐산업시설을 재활용한 게 아니라 사용 중인 산업시설 기능을 유지하면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개선한 사례로 더 의미가 있다”라며 “이미 외국에서도 사일로 슈퍼그래픽을 보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사일로 벽화 기네스북 등재로 인천은 3개의 기네스 기록 등재 시설물을 보유하게 됐다. 인천에는 세계 최대 규모 골프연습장(영종도 스카이75골프클럽)과 세계에서 가장 큰 철제 조각품(영종대교 휴게소 포춘베어)이 있다.
남봉현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사일로 슈퍼그래픽을 바다 관광지 ‘월미관광특구’와 연계해 지역 관광지로 랜드마크화 하겠다”라며 “앞으로 예정된 인천내항 항만재개발사업에서도 디자인 활용률을 높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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