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 의혹 징크 내무부 장관 교체 방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내 퇴진을 앞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의 대행으로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을 지명하고, 비위 의혹에 휩싸인 라이언 징크 내무부 장관에 대한 교체 방침을 밝히는 등 내각 물갈이 작업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트위터로 “예산관리국장인 믹 멀베이니가 훌륭하게 우리나라를 위해 봉사한 존 켈리 장군을 대신할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으로 지명될 것이라는 걸 발표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마평에 오르내리던 켈리 실장 후임자들이 잇따라 이를 고사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격적으로 ‘멀베이니 대행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의 임기와 관련, 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기한은 없다”며 ‘대행’이라는 직함과 관계없이 무기한으로 비서실장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가운데 재선 플랜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멀베이니 대행의 의회 경험 및 정치적 감각 등도 높이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연방 하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을 지낸 멀베이니 대행은 공화당 강경보수세력인 티파티 출신으로, 당내 강경 그룹인 ‘프리덤 코커스’ 창립 멤버다.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 인연이 있었던 사이는 아니지만 백악관 입성 후 업무 처리 스타일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얻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에는 라이언 징크 내무부 장관에 대한 교체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징크 장관이 떠나는 이유를 별도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토지 위법 거래 의혹, 전세기 사용 문제와 관용차량 아내 동반 사용 등 여러 비위 의혹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는 점이 그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징크 장관이 물러나는 시점과 관련, 블룸버그 통신은 그의 비위 의혹에 대한 전방위적 조사를 벼르고 있는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기 직전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민주당이 그동안 하원 장악 후 징크 장관을 주요 타깃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밝혀온 만큼 더 큰 내상을 입기 전에 정리를 단행했다는 풀이다. 실제로 이날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 대표는 징크 장관의 교체 소식에 성명을 내고 “라이언 징크는 현 내각에 가장 유해한 인물 중 한 명이었다”면서 “늪에 빠진 내각이 그나마 징크가 빠져나가 덜 악해질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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