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망도 종전 2.6% → 2.5%로 하향 조정
현대경제연구원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을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세계 경제 둔화와 국내 내수 경기 위축이 심화됐고, 내년에도 이 같은 추세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16일 '2019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2.6%, 내년은 2.5%로 제시했다. 이는 연구원이 10월 초에 제시한 전망치(올해 2.8%, 내년 2.6%)에서 모두 하향 조정된 것이다.
연구원의 성장률 전망은 주요 기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의 경우 정부는 2.9%, 한국은행은 2.7%, 국제통화기금(IMF)은 2.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7%로 제시했다.
연구원의 내년 성장률 전망도 정부(2.8%) 한은(2.7%) IMF(2.6%) OECD(2.8%) 보다 어둡다. 주요 기관 중 현대경제연구원 외에 LG경제연구원이 내년 성장률 전망을 2.5%로 보고 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9곳의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평균도 올해 2.7%, 내년 2.6%로 연구원보다 높다.
연구원이 성장률 전망을 낮춘 것은 세계 경제 둔화, 국내 내수 경기 하방 리스크 등 경제 성장세를 제약하는 요인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민간소비가 올해 2.7%로 작년(2.6%)보다 개선되겠지만 내년 2.4%로 소폭 둔화할 것으로 봤다. 임금근로자 실질임금 증가와 정부의 저소득층 지원 대책은 긍정적 영향을 미치겠지만 위축된 노동시장, 소비심리 악화, 금리 상승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 확대, 자산 가격 하락 등이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투자도 올해 -2.4%에서 내년 -2.9%로 악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부동산 시장이 더 둔화할 것으로 보이는 탓이다.
설비투자도 올해 -0.6%에서 내년 0.4%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경기ㆍ수출 경기 둔화, 반도체산업 투자 축소,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 조달 여건 악화 때문이다.
지난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수출 증가율은 점차 떨어져 내년에는 3.7%로 점쳐졌다. 세계 경기 둔화, 중국의 기업 부문 채무불이행 가능성, 미중 무역분쟁 우려, 반도체 시장 성장세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6%에서 내년 1.7%로 소폭 확대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업률은 작년 3.7%에서 소폭 상승해 올해와 내년 3.8%로 예상됐다. 올해 신규 취업자는 9만5,000명으로 크게 꺾인 뒤 내년에는 12만5,000명으로 소폭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성장세 둔화, 고용 유발효과가 높은 건설 경기 둔화가 고용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보고서는 “성장세 확대를 위해 단기적으로 투자 활력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경제 체질 개선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일)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고 경제 전반의 고용 창출력 회복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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