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성추행 혐의를 받는 소설 ‘경마장 가는 길’의 작가 하일지(본명 임종주ㆍ63)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북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박기종)는 하 교수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하 교수는 2015년 12월 동덕여대 재학생 A씨에게 동의 없이 입맞춤을 하는 등 신체 접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고 하 교수 행동에 (피해자가) 동의했다고 볼만한 점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앞선 두 차례 조사에서 입맞춤을 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A씨 동의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은 ‘미투(#Me Too)’ 운동이 활발했던 지난 3월 불거졌다. 하 교수는 강의 도중 미투 운동을 깎아 내리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고, 이튿날 A씨는 인터넷에 익명으로 하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린 뒤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다. 인권위는 검찰 수사를 의뢰했으며 동덕여대에 하 교수에 대한 징계도 권고했다.
하 교수는 지난 4월 “미투라는 이름으로 무례하고 비이성적인 공격을 받게 됐다”라며 “사과할 뜻이 없고 강단을 떠나 작가의 길로 되돌아가겠다”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대학 측은 하 교수와 피해자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검찰 수사 결과 등을 더 지켜보겠다며 사직서 수리를 보류했다.
검찰은 하 교수가 A씨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한 사건도 살펴보고 있다. 앞서 경찰은 A씨를 불기소 의견으로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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