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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르노 트위지는 '겨울'에도 가치를 이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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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르노 트위지는 '겨울'에도 가치를 이어갈 수 있을까?

입력
2018.12.1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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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트위지는 여전히 가치가 있을까?
추운 겨울, 트위지는 여전히 가치가 있을까?

지난해 9월, 트위지를 시승하면서 '도심 속 이동 수단'으로서의 높은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의문은 있었다. 차량의 형태 상 '기후'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찌는 듯한 무더위와 몰아치는 폭우가 이어지는 여름과 장마철, 그리고 영하로 떨어진 기온이 이어지는 겨울에서의 '활용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럴까?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2018년의 겨울, 트위지의 시동을 걸었다. 주변의 기자들은 '왜 그러냐..'라며 측은한 눈빛을 보냈고, 그러한 우려들을 뒤로 하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르노 트위지는 과연 겨울에도 의미가 있을까?

르노 트위지는 전형적이고, 고유하다.

도심을 위한 ‘초소형 이동 수단’이라는 것이 단 번에 파악된다. 2,338mm에 불과한 짧은 전장과 1,237mm의 전폭, 1,454mm의 전고 그리고 1,686mm의 휠베이스를 갖췄다. 윈드실드와 큼직한 캡을 덮은 사륜 스쿠터의 형태다. 참고로 공차중량은 474kg이다.

르노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담다

르노 트위지는 초소형 차량이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는 면적 자체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트위지는 '르노의 감성'을 정말 노골적이고 명확하게 드러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전체적인 구성에 있어서는 구동 부분과 탑승 공간인 '캐빈'을 명확히 구분한 모습이다 . 모노톤의 하단부와 오렌지 컬러가 돋보이는 캐빈을 통해 초소형 차량의 캐릭터를 더욱 돋보인다.

로장쥬 엠블럼과 좌우로 뻗은 프론트 디테일, 그리고 그 디테일에 연결되어 있는 헤드라이트의 구성은 르노의 아이코닉 컴팩트 모델인 '트윙고'를 떠올리게 한다. 이 부분은 분명 호감 가는 부분이며, 르노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측면 디자인은 껑충한 비율에도 불구하고 공기역학을 고려한 듯 뒤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루프 라인이 돋보이며, 겨울철 주행을 위해서 그럴까? 아크릴로 제작된 윈도우 패널을 더해 외풍에 대한 침입을 최소로 줄이려는 모습이다.

후면에는 큼직한 로장쥬 엠블럼과 트위지라는 레터링, 그리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더해 깔끔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참고로 네 바퀴에는125/80R 13인치(전륜)와 145/80R 13인치(후륜)의 휠과 타이어를 장착했다.

납득해야 할 실내 공간

르노 트위지는 초소형 차량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내 공간의 품질이나 구성에 있어서 많은 기대를 하면 무리가 있다. 실제 도어를 열고 실내를 보면 '스쿠터+스티어링 휠'의 조합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트 역시 쿠션감이 강하기 보다는 인조 가죽으로 시트를 덮은 정도라 큰 의미가 없는 수준이다. 여기에 스티어링 휠 칼럼 아래에 파킹 브레이트와 두 개의 페달이 자리해 간결한 모습이다.

참고로 1열 시트는 4점식 시트 벨트가 적용했다. 전체적으로 판매 가격을 낮추고 보급을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또한 경적은 스티어링 휠 중앙이 아닌 왼쪽의 암의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다.

무채색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차량 및 주행에 대한 정보를 표시하는데 기능적으로는 무척 단순하고 또 오디오 및 공조 기능이 빠져 있는 만큼 대시보드나 스티어링 휠의 스포크가 허전할 정도로 깔끔하다.

참고로 시승한 트위지는 2인승 모델이다. 1열 공간은 평이한 수준이지만 스티어링 휠의 틸팅, 텔레스코픽이 지원되지 않는 점, 그리고 2열 공간에서는 여유를 느끼기 어렵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도심 이동에 최적화된 드라이브 트레인

국내에 들어오는 트위지는 최고 속도가 80km/h에 이르는 상위 모델인 ‘트위지 80’이다. 트위지는 최고 출력 17마력(13kW)와 최대 5.8kg.m의 토크를 낸다. 이를 통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45km까지 6.1초 만에 가속할 수 있다.

6.1kWh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55km(국내 인증, NEDC 기준: 100km)인데 일상적인 주행으로는 약 80km 가량 주행이 가능하다. 참고로 충전 시간은 220V 가정용 충전기로도 4시간 이내에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

도심을 위한 최적의 솔루션

트위지의 시트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플라스틱 패널, 또 고급스럽지 않은 촉감이 느껴진다. 덕분에 그 동안 다른 차량들을 타며 얼마나 많은 기능 속에서 살았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어쨌든, 키를 꽂고, 돌려 시동을 걸어 트위지를 깨웠다.

버튼 방식의 기어 쉬프트를 눌러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처음 페달 반응은 조금 둔한 느낌이다. 하지만 발진 후 움직이기 시작한 몸놀림은 상당히 가볍다. 전기 모터의 출력이 그리 우수한 수준은 아니지만 차량 역시 가벼운 편이라 가속력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실제로 운전자 혼자 운전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2열 시트에 동승자를 태우고 달릴 때에도 가속력이나 반응이 주눅들지 않는다. 덕분에 혼자, 혹은 둘이서 트위지를 타더라도 도심 속 일상 주행에서는 답답함 없을 가속력을 느낄 수 있다.

르노삼성 자동차의 관계자가 ‘125cc 급 스쿠터와 동일한 수준의 가속력’을 언급했는데, 실제 트위지의 발진 가속력이나 추월 가속력이 딱 그 정도였다. 사실 125cc 급 스쿠터로는 도심은 물론 생각보다 긴 거리를 달리기에도 부족함이 없는데 트위지의 주행감 역시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만족스럽게 느껴질 것 같았다.

실제로 시승을 하면서 서울 내 주요 도로를 달려보았는데 계기판 기준으로 최고 85km/h의 속도까지 끌어 낼 수 있으며 신호 정지 후 발진 상황에서도 여느 차량보다 경쾌한 모습을 선사한다. 다만 주변의 시선은 여전히 따가운 편이다.

EPS가 없는 덕에 정지, 저속에서는 스티어링 휠의 무거운 편이지만 속도가 붙으면 다루는 맛도 즐겁고, 제법 탄탄하면서도 경쾌한 프랑스 고유의 드라이빙 감성도 또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주행 내내 즐거울 수 있었다.

다만 차량의 전폭이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스쿠터, 모터사이클처럼 차선 사이를 달리는 '화이트 라이딩'이나 스플리팅은 적합하지 않다. 말 그대로 '자동차' 본연의 자세로 주행을 해야 한다.

겨울철, 부담은 있지만 활용성은 여전해

문제는 추운 겨울에 있다. 아크릴로 제작된 윈도우 패널이 장착되었다고는 하지만 주행 내내 찬 바람이 실내 공간에 들어오는 건 여전하다. 그래도 스쿠터나 모터사이클처럼 외풍에 홀로 놓여 있는 건 아니라 출근 시간의 주행은 충분히 이어갈 수 있는 정도였다.

다만 주행거리에 대해서는 계속 아쉽게 느껴졌다. 효율이 떨어지는 겨울철이라 그런지 100% 충전을 하더라도 여름 전후의 주행 거리를 확보하기 어러움이 있어서 주행 내내 긴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충전이 의외로 번거로움이 있었다. 본격적인 전기차라면 도심 내내 있는 충전소를 사용할 수 있었겠지만 220V 콘센트를 사용하는 트위지는 주차를 하고 주변의 둘러보고, 또 관리직원에게 문의를 해야할 때가 있었다.

다행히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의 주차장에는 주차 구역 간간히 충전이 가능한 콘센트도 있고, 또 관리 사무소 측에서도 전력 사용에 대해 제재가 없었지만 '이러한 환경'을 모두가 누릴 수는 없기 때문에 구매 상황에서 한 번 더 고민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좋은점: 간단하고 편한 관리와 주행

아쉬운점: 의외로 불편한 충전 및 운영

도심 속 모빌리티의 가치, 르노 트위지

계절, 기후라는 제한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노 트위지에 담겨 있는 강점은 참으로 크게 느껴진다. 그리고 트위지가 더 많은 매력을 과시할수록 어쩌면 정체과 경적 소리로 가득한 도심 속 교통 상황이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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