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위세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IS는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쿠르드 반군 세력에 밀려 마지막 거점인 시리아 동부 하진에서 쫓겨났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를 주축으로 한 시리아 민주군(SDF)이 데이르에조르주 하진에서 IS를 몰아냈다”며 “이 지역에서 지난 수 개월간 계속됐던 전투가 완전히 종료됐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하진은 SDF의 통제 아래로 들어왔고, IS가 일부 남아있는 변두리의 작은 마을에서도 며칠 내로 잔당 소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DF는 미국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의 지원 아래 지난 9월부터 시리아 유프라테스강 동쪽에 위치한 하진에서 IS를 몰아붙였다. 하진은 IS의 시리아 최후 거점 지역으로, 조직원 2,000여명이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SDF 대원 500여명, IS 조직원 900여명, 민간인 320여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SDF는 지난해 여름 미군이 IS의 본거지 락까를 탈환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바 있다.
반면 쿠르드 반군을 공격하겠다며 위협한 터키는 아직 잠잠하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이스탄불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행사에서 “시리아 유프라테스 동쪽에 평화를 이루겠다는 결심이 확고하다”며 쿠르드 민병대를 몰아내는 군사작전을 즉시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12일 “며칠 내로 군사작전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거듭된 위협이다. 에르도안의 강경 발언은 내년 3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면서 미국을 압박하려는 다중포석으로 보인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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