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주가가 액면분할 이후 처음으로 장중 3만원대로 밀렸다. 4분기 실적 부진 전망에 증권사들이 줄이어 목표 주가를 낮춘 영향이다.
14일 오전 9시5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00%(1,200원) 하락한 3만8,8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장중 한 때 3만8,7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기존 주식 1주를 5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진행한 지난 5월 이후 장중 가격이 4만원대로 하락한 것은 처음이다. 액면분할 전 주가 기준으로는 200만원 이하로 하락한 셈인데 이는 지난해 3월 10일(장중 199만3,000원) 이후 처음이다.
전날 장 종료 이후 이날 장 개시 전까지 국내 12개 증권사가 일제히 보고서를 내고 반도체 수급 악화로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 9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5만1,000~6만4,000원에서 4만8,000~5만7,000원으로 낮췄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20% 이상 감소한 13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13조2,000억원을 예상했으며 영업이익 전망치가 가장 높은 키움증권도 14조3,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가 대폭 낮아진 것은 메모리 반도체 부진 우려 때문이다. 실적 정체는 내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부문의 영업이익이 10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6%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메모리 사이클의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가팔라 2019년 실적도 당초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수기로 접어드는데다 고객들의 재고 정리가 당분간 이어져 내년 1분기에도 메모리반도체 출하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며 “주가 저점도 3만원대 중후반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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