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지긋지긋하게 지속된 예멘 내전에 비로소 숨통이 트였다. 예멘 정부와 후티 반군은 13일(현지시간) 구호 물자가 거쳐가는 항구도시 호데이다 등지에서 전쟁을 멈추기로 합의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양측은 스웨덴에서 유엔 주도로 평화협상을 갖고 호데이다 등 항구도시 3곳에서 휴전하기로 합의했다. 전쟁을 즉시 멈추고 서로 병력을 도시 밖으로 재배치하자는 내용이다. 호데이다 항구는 각종 구호물자와 식량이 드나드는 예멘의 주요 길목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오랜 굶주림에 생사의 갈림길로 내몰렸던 난민 14만 명이 삶의 희망을 찾게 됐다.
다만 내전 자체는 한창 진행 중이다. 내달 다시 평화협상을 열 예정이지만, 사우디가 예멘 정부 뒤에서 군사지원을 계속하고 있어 전장의 포연이 언제 멎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사우디의 군사개입을 비판해온 미국 상원은 이날 결의안을 56대 41로 채택해 미 정부가 사우디를 더 이상 지원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중동의 가장 가난한 국가로 꼽히는 예멘은 2014년부터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과 내전을 치르고 있다. 이듬해 사우디 주도 연합군이 전쟁에 관여하면서 사상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휴전 소식에 “평화가 가능해졌다”며 “예멘에 새로운 장을 열어줄 것”이라고 환영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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