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제재위, 대북지원 2건 승인… 앰뷸런스 등 장비 여전히 통제
미국이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 결핵이나 말라리아 등 전염병 확산을 막는 차원의 극히 제한적인 의약품 지원만 허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앰뷸런스나 위생 개선을 위한장비 등은 여전히 통제하고 있어 대북 구호단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온다.
유엔 제재위는 지난달 유니세프와 유진벨 재단 2곳의 대북 지원을 승인했다.유니세프의 경우 결핵과 말라리아 치료를 위한의약품과 장비 등 240만달러(27억원) 규모였고유진벨 재단은 결핵 치료를 위한 의약품 위주로 300만달러 규모였다. 이는 대북 인도적 지원을 막아오던 미국 정부가 전염병 확산을 막는 데 이용되는 의약품과 생명 구호활동에 대해서만 허용키로 방침을 바꾼 데 따른 것이었다고 포린폴리시(FP)가12일(현지시간)전했다. FP는 소식통을 인용해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대사가이 같은 방안을 제안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승인했다고 전했다.
2건의 유엔 제재위 승인은 대북 인도적 지원에 숨통을 튼 것으로 평가될 수 있으나, 미국은 여전히 다른 지원 요청에 대해선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대북 구호 단체 웰스프링은 북한의 식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우물 파기 사업을 벌여왔으나지원 재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전했다.이 단체의 제임스 린튼 대표는 지난 9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워싱턴협의회가 모금한 지원금을 전달 받았으나 실제 지원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우려하며 올해 하반기에만 최소 5개 구호단체의 방북 신청이 거절됐다고 말했다.
국제적십자사도 병원이 깨끗한 물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장비 등에 대한 예외 인정을 신청했으나 승인이 보류돼 있고 유니세프도 지난달 초일부 의약품 승인을 받았으나앰뷸런스와 식수 공급 위한태양광 양수기 등 다른 장비에 대한 신청은 막혀 있다고 FP는 전했다.오마르 아브디 유니세프 부총재는 지난달 30일 유엔 제재위에 보낸 서한에서 “제재위가 계속 막으면 5세 이하 아동 3만여명이 기본적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는 것을 어렵게 하고 5만여명의 환자에 대한 식수 공급을 심각하게 저해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한편,미국 하원은 12일 대북 제재 해제시 이를 의회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아시아 안심법안’(Asia Reassurance Initiative Act)을 통과시켰다.인도ㆍ태평양 지역에 대한 미국의 장기 전략과 포괄적 정책을 수립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 법안은 별도 장에서 대북제재 해제시 30일 이내에 의회에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고 대북 협상에 대한 평가보고서도 제출하도록 명시했다.이 법은 지난 5일 상원을 통과해 상하원 조율을 거친 뒤 대통령 서명만 남기게 됐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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